[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에 동참하고 있다. 스마트폰, TV 등에서 채택률이 높아지자 OLED 라인을 증설하는 추세다. OLED 시장을 선점한 국내 장비업체들은 연이은 수주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OLED 매출액은 385억3000만달러(약 45조6195억원)로 전망된다. 2019년(327억8000만달러) 대비 17.5% 증가한 수치다. 올해 예상 출하량은 6억6200만대로, 전년(5억5900만대)보다 18.4% 늘어났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중국 업체들도 분주하다. 기존에 주력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위축되면서 OLED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올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 능력)을 월 6만장(60K) 늘린다. B12 라인은 신규 추가, B7과 B11 라인은 보완한다. 티엔마와 CSOT는 OLED 캐파를 월 3만장(30K) 확대할 예정이다. 에버디스플레이와 비전옥스 등도 OLED 투자에 나선다.
이들 업체의 OLED 장비는 주로 한국 업체가 공급한다. 참엔지니어링은 지난 2일 CSOT와 디스플레이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규모는 338억원으로, 전기수력학(EHD·Electrohydrodynamic 잉크젯 리페어 장비와 코발트 레이저 CVD(Co CVD) 장비 등을 납품한다. 레이저 리페어 장비는 패널 소자나 컬러필터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레이저로 수리하는 제품이다. 패널 결함 검색 및 자체 수리와 복원이 가능한 핵심장비다. 최근 참엔지니어링은 비전옥스 V3 라인에 레이저 리페어 장비 공급사로 선정됐고, BOE·HKC 등과도 계약 마무리 단계다.
AP시스템은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CSOT, BOE와 OLED 제조장비를 수주했다. 금액은 848억원, 1493억원 규모다. AP시스템은 두 업체에 레이저어닐링(ELA) 장비를 납품한다. ELA는 OLED용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기판 만드는 데 핵심이다. LTPS는 픽셀 밝기를 조절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다. ELA가 전자이동도가 낮은 비정질실리콘(a-Si)에 엑시머레이저를 조사하면, LTPS로 바뀌는 방식으로 형성한다. LTPS는 a-Si보다 100배 이상 전자이동도가 빨라, 고화질 구현에 유리하다.
필옵틱스는 지난해 BOE(292억원), 비전옥스(364억원) 등과 장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필옵틱스의 주력 장비는 OLED 커팅기와 레이저리프트오프(LLO)다. 커팅기는 말 그대로 패널을 자르는 역할이다. 필옵틱스는 리지드(단단한) 및 플렉시블(유연한)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패널에 대응할 수 있다. LLO는 OLED의 리프트오프 공정을 담당한다. 플렉시블 OLED는 유리기판에 PI를 코팅한 뒤, 만들어진다.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PI 소재를 활용한다. 이후 주요 공정이 끝나면, PI와 유리기판을 분리해야 한다. 이때 LLO가 자외선(UV) 파장의 레이저와 라인빔 광학계를 사용, 둘을 떼어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업체들이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는 분위기”라며 “향후 2년은 보장된 매출처다. 이후에는 중국의 자체 장비 활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장 등의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점유율(매출 기준) 1위는 삼성디스플레이(85.3%)다. LG디스플레이(8.9%), BOE(2.1%), 비전옥스(1.6%), 에버디스플레이(1.2%), 티엔마(0.9%) 등이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