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SK, 프리미엄 메모리 공략…‘HBM2E D램’ 시장 선점

김도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메모리로 ‘초격차’ 전략 지속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프리미엄 메모리반도체를 공략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점,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양사는 차세대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2E D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8월 개발을 완료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2E D램 ‘플래시볼트’를 출시한 바 있다.

HBM2E은 HBM D램의 최신 규격이다. HBM은 반도체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메모리다. HBM2E는 이전 규격인 HBM2보다 처리 속도를 50%, 용량은 2배 향상된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고성능 서버 등 프리미엄 시장에 적합하다.

HBM2E는 일반 메모리와 방식이 다르다. 통상적으로 메모리를 모듈 형태로 만들어, 메인보드에 연결한다. HBM2E의 경우 칩 자체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로직반도체 등에 마이크로미터(μm) 간격 수준으로 장착한다. 칩 사이 거리를 줄여,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것이다.

HBM2E는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올해부터 제품을 출시, 개화 중인 단계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고객사 주문을 확보,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삼성전자 최철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역대 최고 성능의 차세대 D램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시높시스와 협업으로 상용화 속도를 높였다. 시높시스는 전자설계자동화(EDA)툴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EDA는 반도체 회로 설계 핵심 요소다. 시높시스의 툴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을 설계할 때 사용된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시높시스의 고객사다.

최근 시높시스는 SK하이닉스의 HBM2E에 자체 패키징 기술을 적용한 메모리 시스템온칩(SoC) 인터페이스 지적재산권(IP)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업체들에 SK하이닉스의 HBM2E를 채용할 근거가 된 셈이다.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는 제품 출시를 앞당기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2E 양산 시점은 고객사에 달려있다. SoC 업체가 두 회사의 HBM2E를 주문, 자체 SoC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고객사와의 계약 문제로 양사는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1~2위 업체다. 프리미엄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계획”이라며 “HBM2E는 아직 활용도 높지 않지만, 5세대(5G) 이동통신과 AI, 자율주행 등의 발달로 수요 지속 증가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플래시볼트는 1개의 버퍼 칩 위에 16기가비트(Gb) D램 칩 8개를 쌓은 방식으로 구현됐다. 10나노미터(nm) 공정 기반 16Gb D램에 5600개 이상 미세구멍을 뚫어, 4만개 이상 실리콘관통전극(TSV) 접합볼로 8개 칩을 수직 연결했다. TSV는 D램을 일반 종이(100μm) 두께 절반 수준으로 깎고, 상단 칩과 하단 칩의 미세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초고집적 기술이다.

SK하이닉스의 HBM2E도 유사한 방식이다. 16Gb 칩 8개를 TSV 기술로 수직 연결, 16GB를 구현했다. 해당 제품은 3.6기가비트(Gbit/s) 처리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46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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