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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왜 거기서 나와?”…MZ세대, ‘1석 2조’ 이색콜라보 통한다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움직이는 주체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색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활용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어? 이거 그거잖아!”라는 말이 나온다면 일단 트렌드 제품으로 성공한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생각지 못한 이색조합으로 MZ세대 취향을 공략하며 자신을 표현하거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MZ세대란 1980년부터 2000년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의 소비성향 중 하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다. 가격과 상관없이 자신이 만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한다는 의미다. MZ세대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구매했다는 성취감과 이를 SNS로 남들에게 보여주는 만족감을 동시에 누린다.

삼성전자는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 자체만으로도 주목받았지만, 미국 패션브랜드 톰브라운과의 협업으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별도로 출시했다. 예상보다 높은 인기로 한정판 추가판매에 들어갔다. 지난해엔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20을 출시하며 패션 온라인스토어 ‘무신사’와 손잡았다. 무신사는 10~20대가 주요 고객인 온라인 편집숍으로 중저가 스트리트 브랜드가 주로 입점돼있다. ‘갤럭시M20 무신사 패키지’는 스마트폰 사양 설명보다 패션 브랜드 컬러와 맞춘 감성 마케팅을 시도했다. 5일 만에 1000대가 완판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어떤 브랜드와 콜라보하면 우리 타깃층이 주목할까를 고민한 결과”라며 “일부 밀레니얼들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시간과 열정을 쏟듯 IT기기에도 그런 성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도 애플워치를 출시할 때마다 나이키·에르메스 등 타깃에 맞춰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별도 에디션을 내놓는다.

식품·뷰티 등 유통업계에선 MZ세대가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합종연횡이 더욱 치열하다. 화장품업체 미샤가 식품업체 팔도와 협업해 내놓은 ‘블랑비비·팔도 BB크림면’ 기획세트는 준비한 수량 5000개가 출시 당일에 매진됐다. 에뛰드하우스가 초콜릿 브랜드 허쉬와 협업해 내놓은 화장품 ‘허쉬 컬렉션’은 출시 한 달만에 준비한 20만개가 모두 팔렸다. 애경산업은 MZ세대에 인기인 불닭볶음면 맛 치약 '2080 호치치약'을 출시해 주목 받았다.
출판사가 식품업계와 협업해 편의점에 나타나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출판사 창비-빙그레와 협업한 ‘감성밀크티·감성아메리카노’를 출시했다. 상품 패키지에 시와 소설의 대표 글귀를 담고, 이벤트 당첨자에겐 책을 선물한다. 편의점 CU는 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모티브로 한 가정간편식 떡볶이 제품을 5만개 한정 판매했다.

이색 마케팅에 ‘한정판’이라는 조건이 붙는 건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색다른 조합으로 MZ세대들의 주목 받기를 넘어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한다. SNS는 현대판 입소문 전략의 창구로 작용하고 있다. MZ세대가 관심이 많거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품일수록 입에 오르내릴 계기가 많아져 입소문도 빠르게 퍼진다. 사람들은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한다는 ‘대중성의 법칙’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이 한정판 이색 콜라보 제품을 구매해 SNS에 올리면, 자신이 ‘득템’했다는 사실에 사람들 반응까지 얻으니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며 “개별 마케팅에서 대중으로 확산되는 과정인데 젊은 세대들을 공략해 그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면 광고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목적은 ‘관심’이기 때문에 이색 콜라보레이션은 너도나도 하기보다 기존의 관성을 깨면서 소비자들을 주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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