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롯데하이마트가 온라인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

이안나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사업자들이 가전 판매를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기반 가전양판업체들이 위협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특화하면서도 온라인몰과 옴니스토어 등 판매 채널 다양화로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유통계 강자인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이커머스 성장에 대응해 판매채널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85%다.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비중도 10%대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하이마트에겐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채널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1% 감소한 4조265억원, 영업이익은 41.1% 줄어 1096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위메프·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전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온라인 채널 경쟁이 심화됐고, 롯데하이마트는 판매관리비의 증가와 온라인 채널 외형을 확대한 결과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9일 펴낸 보고서에서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이 정체된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지속돼 올해에도 부진한 업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프라인 매장 특화, ‘메가+체험’스토어 확장=롯데하이마트는 초대형 프리미엄 매장인 메가스토어를 올해 잠실점(약 2000평 규모)을 시작으로 1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2호점은 상반기 중 수원에서 오픈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체험형·휴식형 대형 매장으로 재편해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이 제공할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다뤄볼 수 있고, 전시된 가전제품들 중심으로 인테리어까지 염두하며 둘러볼 수 있다.

동시에 전국 매장 460여곳 중 수익성이 안 좋은 하위 11개 매장은 올해 폐점, 21곳은 통폐합하기로 했다. 롯데하이마트 매장은 전부 직영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장이 폐점돼도 실직자가 생기진 않는다. 점포 통·폐합과 메가스토어 구축으로 롯데하이마트가 ‘선택과 집중’을 선택했다. 오프라인 매장 수익성을 개선하고 상권 내 핵심 점포로 키우기 위함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대형 가전제품을 구매할 땐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 들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장 방문객이 줄긴 했지만 연내 10여곳 메가스토어 출점계획 목표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전했다.
◆ 옴니채널전략, ‘최저가’ 찾는 고객까지 잡는다=이커머스의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클릭 몇 번으로 제품을 비교해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 온라인에서 살펴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살펴보는 구매자도 적지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점을 적극 공략, 온·오프라인 소비자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매장에 설치된 옴니태블릿이다. 이 태블릿 안에 온·오프라인 채널과 다른 제3영역의 쇼핑공간을 구축했다. 옴니태블릿 안에는 온·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되지 않은 상품들을 포함해 25만개 이상 상품들이 담겨있다. 태블릿이 설치된 매장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항목들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들렀지만 원하는 모델이 없거나 비싼 가격을 고민하는 소비자, 집으로 돌아가 이커머스 채널에서 최저가를 검색할 소비자들을 공략 중이다.

2018년부터 시작한 옴니스토어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42개 지점으로 확대됐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태블릿 안에 있는 제품을 구매하면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소비자들이 온라인 경쟁업체로 아예 넘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빠르고 편리한 배송, 계열사 시너지까지 활용=가전제품의 경우는 배송 뿐 아니라 설치 서비스가 중요하다. 롯데하이마트와 이커머스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발전하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쿠팡은 최근 대형가전 로켓배송 서비스에 ‘전문설치’ 대상 품목을 확대했다. 대형가전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별 전문기사가 설치까지 무료로 해준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소비자들이 배송·설치 과정에서의 만족에 신경 쓰고 있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원하는 날이나 당일에 전문 인력들이 배송·설치해준다. 일부 제품군에 대해선 2시간 배송(스마트퀵) 등을 시행 중이다.

온·오프라인 융합 옴니채널전략은 배송단계에서도 적용된다. ‘스마트픽’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매장과 계열사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했다. 고객들이 롯데하이마트나 롯데몰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한 후, 세븐일레븐이나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품목의 재고가 없을 땐 다른 매장에서 제품을 픽업해갈 수 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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