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시장 ‘세계 1위’를 노린다. 테슬라 특수로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선두 일본 파나소닉을 맹추격하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2020년 2월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29.6%, 사용량 1705.2메가와트시(MWh)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156.0% 오른 수준이다.
LG화학은 지난 1월 사용량 1671.3MWh를 달성, 22.9%의 점유율로 중국 CATL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두 달 연속 2위를 유지했고, 일본 파나소닉과 격차를 좁혔다.
LG화학의 상승세는 테슬라와 직결된다. LG화학은 지난달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배터리 전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만 해도 파나소닉 83MWh, LG화학 54MWh였지만, 2월에는 LG화학이 200MWh 공급하며 독점했다. LG화학은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배터리를 독점하면서, 업계 1위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사 간 거래가 줄면서, 파나소닉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기술 개발, 공급사 다변화 등으로 파나소닉 의존도를 줄이는 추세다. LG화학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향후 테슬라 공급량은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고객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미국 루시드모터스와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루시드모터스의 ‘루시드에어’에 탑재되며, 계약 기간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다. 이외에도 대형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는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13개의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GM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파나소닉은 시장점유율 34.1%로 1위를 지켜냈다. 아직 테슬라 효과가 남아있는 덕분이다. 다만 성장률이 더디다. 지난 1월 2017.5MWh에서 지난 2월 1962.3MWh를 기록했다. 3위 중국 CATL와 BYD는 각각 성장률 –46.8%, -84.0%를 나타내며 역성장했다. 중국 시장 침체 탓이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양사는 각각 6.5%, 5.9%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의 점유율은 40%를 넘는다. 사상 최초 기록으로, 3개 업체 모두 TOP10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