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삼성 vs 삼성’ 디스플레이 사업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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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내부의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사업 관련 충돌을 빚어왔습니다. 갈등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중소형으로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초박막강화유리(UTG·Ultra Thin Glass)의 자체 개발을 검토 중입니다. UTG는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의 커버윈도우 소재입니다. 삼성전자 두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에 탑재됐죠.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UTG 시장 규모가 올해 1948억원에서 2023년 7794억원으로 성장한다고 예상했습니다. 3년 만에 약 4배 성장하는 수준으로 전망이 밝습니다.
문제는 기존 UTG 공급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주도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Z플립에 활용된 UTG는 독일 쇼트 유리를 기반으로, 국내 도우인시스가 가공을 맡았습니다. 도우인시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지난 2013년부터 UTG 개발에 협력한 회사입니다.
지난해 말 삼성디스플레이는 도우인시스 지분 9.7%를 추가 매입, 최대 주주(27.7%)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2월에는 ‘SAMSUNG UTG’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 38개국에 상표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UTG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세트’ 형식으로 공급할 계획이죠.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외 다른 업체와 UTG 개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삼성전자가 UTG 사업 진출을 확정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검토에 대해 멀티 벤더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입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UTG 개발을 통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사업 방향성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입니다.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대항마로 차세대 모델이 필요하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마이크로LED, QD디스플레이를 차기 패널로 점찍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출시 준비,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라인 구축에 한창입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QLED와 마이크로LED ‘투트랙’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계열사이자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의 엇박자는 악재입니다. UTG, QD디스플레이 등 신성장동력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보다는 멀티 벤더 전략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산업 전반에 긍정적이지만 계열사에는 부정적이죠. 삼성전자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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