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정보기술(IT)기업들이 고객과 비대면으로 만나는 ‘언택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증강현실(VR)·가상현실(AR) 등 신기술이나 온라인을 활용해 해법을 모색 중이다. 이같은 언택트 마케팅은 향후에도 기업들이 제품 및 서비스를 알리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제조업체들이 올해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라이브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시연한다. 더구나 대면서비스보다 비대면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 밀레니얼 세대들을 타깃으로 온라인 문의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한다.

지난 8일 화웨이는 ‘2020 화웨이 봄 컨퍼런스’를 SNS 등 다수 실시간 채널을 통해 중계했다. 다른 기업들과의 차이점은 화웨이가 작년 10월 출시한 VR고글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원한 것. 중국의 매체는 “VR라이브 방송은 새로운 인터넷 시대를 이끈다”며 “내부 스크린은 이 기기를 통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 봄 컨퍼런스는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P40시리즈 출시 기념 행사였지만 동시에 VR기기에 대한 홍보도 톡톡히 이룬 셈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고가 제품들은 구매 전 실제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직접 방문해 체험할 때보단 구매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오락형 위주로 소비되던 VR·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언택트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자동차그룹은 4세대 쏘렌토를 온라인 채널로 생중계하며 발표했고 AR을 활용해 외관과 내부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기아플레이AR’을 출시했다. 이 앱은 출시 5일 만에 다운로드 1만건을 달성했다. 같은 달 7세대 아반떼 최초공개 행사도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중계하고 유튜브 채널에선 VR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첨단 기술이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날 수 없는 소비자들을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특히 온라인을 포함한 비대면 서비스는 대면 서비스보다 비대면 서비스를 더 선호하거나 익숙한 밀레니얼층 공략에도 효과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부터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상품을 거래하는 생방송 판매 서비스 ‘하트라이브’를 시작했다. 지난 1일 처음 진행한 프로그램에선 IT제품 리뷰 전문 인플루언서 테크몽이 출연해 다양한 게이밍 기기를 소개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준비한 수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준비했던 게임기 엑스박스가 완판됐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쇼핑으론 실제 제품 사용방법이나 강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품을 직접 시연하며 매장에 방문해 상담받는 듯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동산 매물 확인 등을 위해선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해야했지만 편의성과 개인정보보호를 위해서도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 중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은 오는 16일 매물 확인 메신저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관심있는 방을 찾았을 때 방문하거나 전화할 필요 없이 클릭만으로 매물 계약 가능 여부를 공인중개사에게 문의할 수 있다. ‘계약가능여부 확인’ 버튼을 누르면 공인중개사가 48시간 이내 이에 관한 답변을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내준다.

다방 관계자는 “부동산 방문이나 유선 문의를 부담스러워하던 사용자들이 온라인으로 편하게 매물을 문의하고 허위매물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