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단단해진’ SK하이닉스, 1분기 서버 수요로 코로나19 뚫었다(종합)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부진을 겪은 SK하이닉스의 위기관리능력 및 제품 수율이 향상됐다. 코로나19 여파는 서버 수요로 극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넘어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투자는 지난해보다 대폭 줄인다.

23일 SK하이닉스는 2020년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1989억원, 80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9% 전년동기대비 6.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39.1%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41.4%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전문가(CFO) 차진석 담당은 “코로나19 영향에도 서버 제품 판매량 증가 및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매출이 늘었다”며 “2세대 10나노급(1Y) D램 및 96단 낸드플래시 수율 향상과 제조원가 절감 노력으로 모든 제품군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이야기했다. 1분기 환율 상승으로 영업이익 700억원 ‘플러스 효과’를 누렸다.

D램과 낸드 출하량은 각각 전기대비 4% 하락, 12% 상승이다.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 3%, 낸드 7% 올랐다. 2분기 출하계획은 D램은 1분기 같은 수준, 낸드는 10% 늘릴 계획이다.

재고수준은 정상화 단계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말에는 D램 재고가 1분기보다 줄어든 2주 초반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낸드는 정상 수준이 4주 이하다. 향후 추가적인 축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코로나19 여파에 초점이 맞춰졌다. 1분기는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국가별 경기회복 시점과 향후 고객 실적에 따라 수요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공정전환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지난해 3세대 10나노급(1Z) D램 개발을 완료했다. 해당 제품은 하반기부터 양산된다. 경기도 이천 M16 공장이 가동되면, 1Z 생산량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1Y 및 1Z D램 비중은 40%를 넘어설 예정이다. 낸드도 마찬가지다. 96단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128단은 2분기부터 양산된다. 연말 기준 96단 및 128단 비중 70% 이상이 목표다.

M16 조기가동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M16은 연말까지 클린룸을 구축, 2021년 1월부터 장비 입고가 시작된다. 설비투자(CAPEX)는 올해 초 언급한 대로 상당 부분 줄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장비업체 및 부품생산지 공급망 영향은 대체 수단을 마련, 생산에 차질 없도록 했다. 변수는 장기화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역성장과 비대면(언택트) 소비 증가가 대립 구도다. 2분기 이후 실적의 분수령이다.

SK하이닉스는 “수요 리스크가 큰 시장은 스마트폰 분야다. 1분기는 모바일 수요 감소분으로 커버했지만, 하반기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하반기에 예정된 신규 게임콘솔 출시와 중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확대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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