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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이어폰 ‘춘추전국시대’…소음제거·오디오 경쟁 치열

이안나
-음질·편리성·소음제거 다방면 검토한 노이즈캔슬링 기능 대세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무선이어폰(TWS, True Wireless Stereo)이 스마트폰과 연동된 필수품으로 떠오르면서 오디오·정보기술(IT)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노이즈캔슬링과 고급 오디오 기술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의 강자는 애플 에어팟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무선이어폰 587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54.4%를 기록했다. 샤오미·삼성이 그 뒤를 이었으나 각각 점유율 10% 이하로 애플과 격차가 크다.

무선이어폰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6년 100만대 규모에서 2017년 1500만대, 2018년 3500만대, 지난해 1억700만대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이 시장은 매년 두배씩 성장해 2024년엔 12억대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무선이어폰 시장은 또 한 번 격변을 맞았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제품 중심으로 기술 방향이 전환점을 맞이했다. 애플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프로는 가장 큰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전년(2860만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작년 하반기엔 소니와 애플만이 무선이어폰에 이 기능을 탑재했지만 올해 종류가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은 ‘프리미엄’군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 WF-1000XM3 신규 캠페인을 전개하며 지난달엔 몰입감을 강조하는 광고를, 이달엔 ‘소음과의 거리두기’ 체험단을 모집 중이다. 소음제거 기술을 통해 낮은 볼륨으로도 음악이 몰입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제품은 지난해 7월 출시된 것으로 신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노이즈캔슬링 기능 자체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 프로모션 목적이다.

소니 관계자는 “오디오 제품의 본질은 음질인 만큼 좋은 음질을 위해 어떤 부품과 기능을 더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노이즈캔슬링도 단순 소음제거만 하는게 아니라 듣고자 하는 콘텐츠 음질과 잘 연결되는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 등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검토해야하는 기술집약적 제품”이라고 전했다.
젠하이저·뱅앤올룹슨 등 오디오업체들은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물론 배터리성능과 섬세한 음질을 구현하는 프리미엄 제품들을 출시 중이다. 젠하이저 ‘모멘텀트루와이러리스2’는 39만9000원 고가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예약판매 5일만에 초도물량 2300대가 완판됐다.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E8 3세대’는 45만원이다.

무선이어폰은 오디오업체들끼리만의 경쟁이 아니다. 스마트폰업체들과 구글·아마존 등 IT기업들도 앞다퉈 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준비 중인 ‘갤럭시버즈X(가칭)’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시 시기는 올해 8월 말 쯤 갤럭시노트20(가칭) 출시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지난 4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무선이어폰 AKG N400을 출시한 바 있다. 화웨이 역시 지난 3월 애플 에어팟프로와 꼭 닮은 무선이어폰 ‘프리버드3’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만9000원으로 에어팟 프로, AKG N400보다 저렴하다.

IT기업들은 노이즈캔슬링 외 다른 프리미엄 기능을 실어 소비자 선택폭을 늘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상반기 새 무선이어폰 ‘서피스 이어버즈’를 출시한다. 소프트웨어인 MS 오피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코타나’와 연동시킨 제품이다. 구글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머신러닝 칩을 내장한 ‘픽셀 버즈 2’를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이어폰 시장은 오디오업계 뿐 아니라 모바일과 IT기업들도 다양하게 들어오고 있어 시장 자체가 확장될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사용자 입장에선 편리함을 추구할 것인지 음질 본연의 사운드를 중시할 것인지에 따라 취사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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