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딜라이트닷넷] 삼성·LG 무선이어폰엔 왜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을까?

이안나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요즘 스마트폰과 함께 꼭 챙기는 아이템은 바로 완전무선 이어폰입니다. 2016년 애플이 처음 무선이어폰을 출시했을 땐 분실률의 위험과 이어폰 충전의 번거러움이라는 우려가 앞섰지만, 예상과 달리 대중화에 성공했죠. 편의성 때문이었습니다.

이젠 많은 유형의 제품이 출시됐고, 성능 경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 중 주목받고 있는 건 ‘노이즈캔슬링’ 기능입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무선이어폰 노이즈캔슬링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며, 하반기에 신제품이 쏟아져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귓구멍을 막아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소음의 반대 파동을 만들어 소음 제거하는 방식을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이라고 합니다. 헤드셋에 담던 ANC 기능을 훨씬 조그마한 무선이어폰에 탑재하는 기술은 첨단 기술로 불립니다. ANC 기능을 담은 제품을 출시한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은 애플, 소니 정도죠.

우리나라에선 작년 10월 애플 에어팟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노이즈캔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국내 기업에선 삼성·LG 같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착한텔레콤이 먼저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을 출시했습니다. 유통과정을 줄이며 가격까지 낮춘게 장점입니다.

LG전자는 작년 10월 ‘LG톤플러스 프리’를, 삼성전자는 올해 2월 ‘갤럭시버즈플러스’를 출시했는데, 둘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습니다.

LG전자는 에어팟 프로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했다 쳐도, 그 이후 출시된 삼성 갤럭시버즈플러스엔 여전히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어 일부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대신 삼성은 다른 특징을 내세웠습니다. 배터리 확충으로 재생시간이 늘고, 외부 마이크를 늘려 빔포밍 기술을 적용해 통화 품질을 개선했다는 점 등이죠. LG톤플러스 프리는 영국 오디오 전문업체 메리디안과의 협업으로 고음질을 강조합니다. 유해세균을 제거해주는 UV나노 기능 탑재는 가전업체 강점을 잘 살렸다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국가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률
국가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사가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을 내놓는데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로 대기업이 산업 트렌드를 주도하고 나머지 기업은 따라가는 현상이 대부분인데요, 가끔 신기술에 있어선 유연성 있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이를 무선이어폰에 탑재하기 시작한 건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무선이어폰 자체도 최근에 등장한 제품이니까요.

국내 기업들이 아직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을 출시하지 않은 건 기술력 부족이라기 보단 심사숙고의 시간을 갖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이 빠른 속도로 제품을 출시해 시장 선점을 노린다면, 대기업은 보다 완성도 있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고려해야할 항목들이 훨씬 많습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 탑재로 인한 가격 상승과 시장 상황, 소비자 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하고, 추후 제품들을 위해 규격화하는 작업도 필요할 겁니다. 의사결정 과정 자체도 중소기업보단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겠죠.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노이즈캔슬링’의 중요성은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 시장조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이어폰 사용률이 우리나라는 7%에 불과한 반면, 노르웨이(55%), 스웨덴(45%), 프랑스(92%), 영국(41%) 등 유럽에선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젊은층 절반이 소음성 난청 위험에 처해있다며 노이즈캔슬링 탑재 기기 착용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큰 흐름으로 봤을 때 국내 기업들도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 준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보다 완성도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