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은 올해 1분기 이후에도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14일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NGBS 2020’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선두에 등극했다. 이 기간 5.5기가와트시(GWh)를 기록, 전년동기(2.5GWh)대비 117.1%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10.7%에서 27.1%로 급증했다.
LG화학의 상승세는 테슬라를 우군으로 끌어들인 덕분이다. 경쟁사 파나소닉의 최대 고객사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LG화학은 지난 2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배터리 전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Y’에 들어가는 배터리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2위 파나소닉은 사용량 5.2GWh, 점유율 25.7%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3.8% 역성장했다. 중국발 일부 물량을 LG화학에 빼앗겼고,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테슬라 공장 가동 중단된 점이 악재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기술 개발 및 공급사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파나소닉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 부사장은 “지난 1분기 LG화학과 파나소닉은 각각 12만대, 8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했다. 상위 업체들의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44만5265대다. CATL 6만7904대, 삼성SDI 6만4202대, SK이노베이션 3만4227 등으로 주요 업체들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했다.
LG화학은 선두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 볼보, GM, 현대, 루시드모터스 등 다양한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오 부사장은 올해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LG화학 26%, 파나소닉 24%, CATL 20% 순으로 내다봤다. 그는 “TOP3가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 구도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폭스바겐이 2~3년 내 테슬라를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폭스바겐은 전 세계 자동차 1위 업체다. 올해부터 전기차를 본격 확대하면서, 기존 판매물량이 전기차로 변환되고 있다”며 “판매 베이스가 있어서 이 흐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이후에는 테슬라를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