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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융혁신②] 마이데이터 시대, 누가 패권을 움켜질 것인가?

이상일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 새로운 금융 혁신 서비스가 올해 본격 개방될 예정이다, 7월 중에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사업자 선정이 본격화 되면 금융회사와 핀테크, ICT대기업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이에 따른 금융회사, 핀테크, 포털 등 ICT 대기업의 전방위 경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창간기획]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새로운 금융혁신 시장 어떻게 전개되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ēnī. Vīdī. Vīcī)’ 고대 로마의 정치인이자 명장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언 중 하나다. 최근 만난 빅데이터 업체의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시대에 누가 카이사르, 즉 영웅이 될 것인지가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금융 분야에서 개인정보보호 내실화, 비금융 CB, 마이데이터 산업 등 새로운 플레이어 육성,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해왔다. 폐쇄적인 금융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이미 핀테크 열풍을 타고 금융상품이 금융회사가 아닌 빅테크,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는 제조-판매 분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하반기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시장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무너지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마이페이먼트까지 활성화될 경우 금융사와 비금융사 모두 자신들이 시장의 영웅이 되기 위한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발 앞서 서비스에 나선 ‘오픈뱅킹’의 완성을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급결제시장의 혁신을 주도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기능별 인가단위 개편, 지급지시서비스업과 종합지급결제업의 도입으로 전자지급결제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새로운 금융 혁신을 놓고 백가쟁명식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발은 마이데이터다.

우선 마이데이터와 직접적인 결이 다르긴 하지만 지난 11일 공급자와 수요자가 매칭해 비식별정보·기업정보 등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중개 시스템인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했다.

거래소를 통해 공공기관의 지역별 유동인구 정보와 카드 매출 정보를 결합한 상권분석 서비스, 교통사고 정보와 차량 블랙박스를 연결해 만든 보험 할인 상품 등 다양한 융·복합 상품 및 서비스가 데이터 거래를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현재까지 모두 44곳으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KB국민카드, 우리은행, 삼성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마이데이터가 데이터 이동의 자유를 사용자에게 준다는 측면에서 금융데이터거래소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한 데이터를 가지고 관련 기업이 데이터를 정제, 분석하고 그 분석 데이터를 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경우 결국 원천 데이터의 중심 축 중 하나는 고객 데이터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데이터거래소의 활성화 여부는 마이데이터 성공의 열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ICT 기업의 참여는 마이데이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정보 거래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셈인데 주로 금융권에서의 불만이다.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는 금융정보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가 함께 거래될 수 있도록 통신, 유통 등 일반상거래 기업도 참여 가능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자신들의 데이터만 거래 시장에 유통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ICT 기업들의 데이터도 가공, 정제돼 데이터 거래 시장에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형 ICT기업이 당장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에 따라 데이터의 이동권을 중심으로 대형 ICT기업의 데이터 공유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시장의 기조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 업체들도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생각하는 간극이 큰 만큼 마이데이터 시대의 정보 공유 문제는 한동안 시장을 달굴 이슈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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