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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혁신 금융서비스 주도”…금융결제원, 날로 커지는 존재감

이상일
* 본 기사는 올해 6월말 <디지털데일리>가 발간할 예정인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2020년판'에 게재되는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것으로, 실제 출간일에 맞춰 내용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 올 하반기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금융시장 개방을 활성화시킬 금융혁신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그동안 금융사만의 전유물이었던 결제 시장이 비금융사에게도 개방됨으로서 금융권 자체의 혁신은 물론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의 참여로 금융 소비자의 권익과 편익이 보다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시장에 있어 금융결제원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서 알아본다.<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디지털 금융시대에 금융결제원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이다. 핀테크 시대, 비대면 디지털금융시대에 있어 금융결제원이 갖는 역할의 중요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런만큼 금융결제원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1986년 설립 이후 올해로 34년에 접어든 금융결제원은 CD공동망, 타행환공동망, 전자금융공동망 가동 등을 통해 은행권 지급결제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신남방 국가들의 중앙 지급결제망 수출, 바이오정보 분산 관리체계를 확립시켜 생체정보 기반의 금융보안 시대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K방역'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듯이 현재 금융결제서비스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월드 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동안 묵묵히 헌신해 온 기관이 금융결제원이다. 금융결제원의 금융공동망 노하우 덕분에 우리는 타행 이체 및 송금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게 됐다.

IMF사태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0년 초반, 금융결제원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인터넷뱅킹 공동시스템을 만들며 e금융결제시스템 시대를 열었고, 이후 자신감을 얻은 은행들이 몇년 후 독자적인 인터넷뱅킹시스템을 만들면서 한단계 발전한 e뱅킹서비스의 무대로 이끌었다. 또 2010년을 전후해 모바일 기반의 m뱅킹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는데 과정에서도 금융결제원의 역할은 이어졌다.

이처럼 7~8년을 주기로 혁신 기술이 등장하고, 이후 수년간 금융산업에서 서비스로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금융권을 리딩한 금융결제원의 역할은 높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비록 '조용한 조력자'의 역할이었지만 주연만큼 빛났다. 그리고 지금 다시 혁신 기술의 시대가 찾아왔다.

금융결제원은 과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금융공동망의 경우, 제도권 금융사가 아니면 참여가 제한된다. 따라서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핀테크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이러한 폐쇄적인 금융공동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여기에는 금융결제원이 회원 은행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은행 등으로 구성된 회원사들의 기득권때문에 금융결제원이 독자적인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수행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시대를 맞아 이러한 구조적 약점은 혁신됐고, 그래서 기대가 더 크다.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어 금융 당국은 2019년초 금융결제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결제 부문의 개방’을 추진, 한국형 PISP 모델인 오픈뱅킹(Open Baking)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리고 2019년 12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금융결제원이 그동안의 높은 문턱을 없애고 명실상부하게 한국 오픈 결제시스템을 리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한 계기를 맞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데이터 부문의 개방’또한 병행함으로써 한국형 AISP로서의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결제 개방 인프라인 오픈뱅킹 플랫폼의 전면 시행으로, 계좌기반의 간편 결제·송금 거래가 은행 펌뱅킹에서 오픈뱅킹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서민금융기관 및 금투업권 등으로 참가기관이 확대될 경우 이용고객 수와 거래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오픈뱅킹 플랫폼과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산업화가 더딘 상황인데 국내에서는 이미 마련돼 있는 금융공동망 운영 경험에 핀테크 및 비금융사들의 참여로 빠른 산업화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여기에 앞으로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에 있어서 개방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신뢰할 수 있는 허브역할을 해 줄 플레이어에 대한 요구도 높은 상황이다. 이미 금융시장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핀크 권영탁 대표는 “마이데이터도 데이터 허브 역할 사업자가 있어야 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선진국보다 우리가 늦어진 편인데 또 각각의 플레이어를 쫓아다니며 개별 API 계약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인된 신뢰기관이 있어야 한다”며 금융결제원의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측은 “금융회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자 앞 개별 API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나,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규모, 거래 빈도 등을 고려해 중계기관을 통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앞 공동 API 전송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라며 “금융결제원도 중계기관으로서 일정 요건 하에 금융기관과 마이데이터 사업자 간 데이터 중계업무를 준비 중이며, 마이데이터 초기 생태계 구축 및 성공적 안착을 위한 금융데이터 개방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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