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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케이블TV 매물, 딜라이브‧CMB‧현대HCN “어느 것을 고를까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시장에 케이블TV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와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인수된 가운데, 유료방송 재편이 또다시 시작됐다. 딜라이브‧CMB‧현대HCN까지 인터넷TV(IPTV)에 매각되기를 희망하면서 유료방송 M&A 2차전에 시동이 걸렸다. 케이블TV 5대 기업 모두 통신사 중심 인수합병(M&A)을 선택한 셈이다.

11일 김정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미디어리더스포럼을 통해 딜라이브, CMB, 현대HCN 케이블3사에 대한 재무상태와 M&A 이후 예상 수익 등에 대해 분석했다.

딜라이브는 3사 중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매출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으나, 높은 부채비율이 단점으로 꼽힌다. CMB는 비용효율성이 높고 재무안정성이 양호하나, ARPU와 매출 규모가 낮다. 현대HCN는 APRU, 1인당 매출액,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모두 우수하다. 다만, 가입자 수가 적고 분할매각 추진에 따른 논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김 교수는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TV를 볼 수 있는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M&A 이후 8VSB는 유연하고 다양한 상품결합을 통해 AI 플랫폼을 확장하고, 미래수익 창출 기반이 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유형과 융합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8VSB와 IP망 결합을 통해 케이블TV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최대 9305%까지 증가할 수 있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선 8VSB와 IP망 결합을 통한 VOD 기대 매출액의 경우, 딜라이브는 2018년 기준 307억8000만원에서 484억8000만원으로, CMB는 5억9000억원에서 554억9000만원으로, 현대HCN는 141억4000만에서 318억4000만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교수는 M&A 이후 인터넷 결합상품을 통한 2020년 기대매출액과 관련해 ▲딜라이브 1876억~3089억원 ▲CMB 1571억~2587억원 ▲현대HCN 1230억~2025억원으로 예측했다.

◆재무건전성 ‘현대HCN’, 규모 갖춘 ‘딜라이브’, 잠재력 ‘CMB’=각사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딜라이브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200만8000명으로 CMB 153만1000명, 현대HCN 131만5000명과 비교해 가장 많다. 매출액은 2018년 기준 4573억5900만원으로, CMB 1462억2900만원 현대HCN 2728억2400만원과 비교해 가장 많다. 디지털 가입자 수도 77%에 달한다. 결합상품을 유도할 때 이용자 저항이 가장 적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체 방송사업권역도 가장 넓다. 수도권 중심 권역도 확보했다.

문제는 재무건전성이다. 부채비율은 159.59%에 달해 잠재적 불안요소로 꼽힌다. 전체 인건비는 523억3800만원으로 경쟁사대비 약 3~7배 많아 매출효율성도 가장 낮다. 영업권을 차감한 순자산가치는 사실상 마이너스다.

CMB는 요금이 낮은 8VSB 상품이 93.4%를 차지하면서 3사 중 가장 낮은 ARPU를 기록하고 있다. 8VSB 비율이 높은 만큼, 셋톱박스 교환 등 추가 디지털 전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결합수요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상황은 CMB가 소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는 의미로도 비춰진다. 150만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CMB는 8VSB에 집중한 탓인지,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6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HCN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딜라이브와 1000원 차이도 나지 않는다. 높은 ARPU를 통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1인당 매출액 수준, 영업이익률은 높은 대신 부채비율은 낮아 재무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

그러나, 물적분할 이슈가 남아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현대HCN을 물적분할 후 매각할 계획인데, 이 경우 정부로부터 방송사업자 변경 허가 및 최다액 투자자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케이블 사업이 정부 허가가 필요한 공익사업에 속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기존 법인이 보유한 사내유보금 3530억원 중 단 200억원만을 승계하는 물적분할 방식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은 있다”고 꼬집었다.

◆유료방송 M&A 통해 ‘디지털 뉴딜’ 추진=이날 김교수는 현재 미디어 생태계에서 유료방송시장 M&A를 통한 ‘디지털 뉴딜’ 추진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A 성공은 인수 대상 기업의 잠재적 미래가치를 고려해 혁신과 서비스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교수는 “미디어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방향성 설정, 구체적 전략 수립, 핵심 서비스 마련, 투자자본 확보가 필요하지만 현재 뚜렷한 방향성과 전략이 부재하다”라며 “유료방송 사업자의 혁신과 가치 증진을 위해 퀀텀 점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M&A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방송과 통신 기업이 내수시장만 보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 미디어 산업 효율화를 통한 잉여를 플랫폼, 콘텐츠 영역, 그리고 소비자 등과 나누는 방식에 대한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유료방송 플랫폼간 M&A가 단지 거래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만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이용자도 효용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전범수 한양대 교수는 “전체적인 디지털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 서비스 제고, 산업 성장, 기업 시장지배력 남용 규제의 조율과 균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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