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이 양산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수요와 공급 물량이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저울질하고 있다. 약 1년 만에 구축을 끝내고도 섣불리 본격 가동을 공식화하지 못하는 이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의 대량 생산 준비를 마쳤다. 이달 중으로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자는 미정이다.
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식을 진행했고, 연내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OLED 유기물 재료 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이 미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소재를 재채택, 올해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수율 안정화에 속도를 냈다. 코로나19 여파로 계획이 다시 차질을 빚었고, 지난 3월 이후 기술진을 연이어 투입하며, 수율 올리기에 총력을 다했다. 결국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제시한 “2분기 내 최적의 양산조건을 마련할 것”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광저우 공장 정상 운영을 목전에 뒀지만, 불확실한 시장 분위기는 LG디스플레이를 고민하게 했다. 이미 48인치·77인치 등 OLED 패널을 일부 나가고 있지만, 대량 생산 체제는 아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고정비가 발생하고, 회계상으로는 감가상각비가 매겨진다”며 “확실한 수요와 고객사 의지가 있지 않으면 시작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도 생산능력(CAPA, 캐파)을 한 번에 끌어올리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제시한 광저우 공장의 초기 캐파는 월 6만장이다. 이를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10.5세대 OLED 생산라인(P10) 가동 시점도 미룬 바 있다. P10 공사를 마치고, 셋업 중이다. 오는 2023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이곳도 광저우 공장과 같은 맥락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OLED TV 진영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출시 시기를 발표한 곳은 많지 않다”며 “LG디스플레이는 유일한 대형 OLED 패널 공급사인 만큼, 이들과의 논의를 통해 캐파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