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국경분쟁… 삼성·LG ‘기회’ 애플 ‘울상’
- 인도 ‘중국 스마트폰’ 불매운동 타깃…샤오미·비보 등 위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인도 내 중국 물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대되면서 LG전자 스마트폰 등 국내 기업 제품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인도 점유율을 높여가던 중국업체들이 타격을 받은 사이 국내 업체들이 기회를 얻었다.
5일(현지시각) 인도 현지 언론 이코노믹타임스와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 최근 두 달(5~6월)간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직전 두 달(3~4월) 대비 10배 가량 늘었다. 애드뱃 바이드야 (Advait Vaidya) LG전자 인도법인 비즈니스 담당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개월 동안 반중(反中) 정서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10배 증가했다”며 “짧은 기회지만 틈을 파고들어 규모를 키우는데 충분하다”고 전했다.
인구가 많은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불린다. 최근까지 샤오미·비보·리얼미 등 중국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밀리는 상황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2위 기업은 각각 샤오미(30%),비보(17%)로 중국업체였다. 삼성전자는 16%로 3위에 그쳤다. 점유율 상위 5개 업체 중 4개가 중국업체로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인도 중국 간 국경분쟁으로 상황은 역전됐다. 인도 중국산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다. 인도 내 샤오미 매장들은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우고 있다. ‘인도산’이라는 점을 강조해 불매운동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인도가 인구가 많다보니 스마트폰 주요 시장이긴 했는데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중국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부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지 소비자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도 특화 및 인도 우선(India specific and India first)’ 슬로건을 앞세워 W시리즈 등 현지 특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턴 저가형부터 프리미엄폰까지 6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도 시장에서 중저가폰 갤럭시 M01·M11·A31·A21S 등 4개 신제품을 출시했다. 1분기 3위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2위인 비보와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불매운동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인도 2위를 탈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애플은 중국-인도 갈등으로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내 아이폰 생산공장이 중단됐다. 인도에서는 폭스콘 등 애플 협력업체들이 아이폰SE·XR 등 일부 제품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중국에서 인도로 들어오는 선적에 대한 검수를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일부 제품들이 원만하게 하역되지 못하고,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재 통관 절차는 해결된 상태지만 인도와 중국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애플은 안심하고 있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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