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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디지털화폐’ 대응 전략 고심 …‘中 디지털 위안화’가 핵심 뇌관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G20(주요 20개국) 국가들이 하반기 회의에서 디지털화폐를 받아들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일본 교도통신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G20 국가들은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재무장관 회의와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디지털화폐 규제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G20은 디지털화폐의 일종인 암호화폐를 큰 위협으로 보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오사카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암호화폐가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G20은 디지털화폐에 본격 대응하기로 했다.

이처럼 G20의 변화를 초래한 원인으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지목되고 있다. 교도통신도 G20 정상들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와 페이스북 리브라 출시에 대비해 규제안을 마련한다고 보도했다.

◆中 디지털 위안화, 어디까지 왔나

최근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되면서 중국 내에서도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건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다. 위안화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노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화폐가 디지털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의 속도를 내면 CBDC 발행을 서두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라고 불리는 중국의 CBDC는 현재 선전, 청두, 쑤저우, 슝안신구 등 4개 지역에서 테스트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DCEP의 백엔드 개발이 완료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왕 종민(Wang Zhong­min) 전 인민은행 사회보장기금 부총재는 텐센트가 주최한 ‘베이징 핀테크 포럼’에서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백엔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CBDC 발행이 임박해지자, 스테이블코인 등 민간 디지털화폐에 크게 반대하던 주요국들이 최근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며 “미국은 선제 대응 차원에서 CBDC 연구에 집중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G20에 영향 미쳤지만…방향 달라진 페이스북 '리브라'

G20의 방향 전환에 영향을 미친 점은 디지털 위안화와 같지만,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와 달리 리브라의 방향은 많이 틀어졌다. 규제당국의 견제로 인해 본래 계획이 대폭 바뀌었기 때문이다.

본래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스테이블코인(가치가 안정된 암호화폐)을 추구했으며 리브라를 여러 법정화폐에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규제당국이 금융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하면서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단일통화에 연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것도 포기했다.

이에 페이스북이 본래 목표로 하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은 사라지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팔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도 제기되고 있다.

KB경영연구소는 지난 6월 펴낸 보고서에서 “새로운 리브라는 그저 페이스북의 브랜드를 가진 일반적인 디지털 지급/결제 프로세서)페이팔과 유사한)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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