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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 ERC-20 토큰 성장세 견인했다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들의 암호화폐가 ‘ERC-20’ 토큰들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제공업체 쟁글이 지난 22일 발표한 ‘이더리움과 ERC-20 온체인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거래 횟수, 거래대금 등 지난 2분기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지표가 2017년 강세장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이전 분기보다 3.2% 늘었고, 거래 횟수는 61.7% 증가했다. 새롭게 생성된 지갑 수는 이전 분기 대비 134.8% 증가했고, 거래가 활성화된 활성지갑 수는 33.6% 늘었다. ERC-20 토큰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덕분이다.

/자료=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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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C-20은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 표준이자, 가장 보편적인 암호화폐 발행 방식이다.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한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ERC-20을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했다. 현재ERC-20 기반 토큰의 종류는 수천개에 달하며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종류가 많은 것에 비해 ERC-20 토큰들의 성장세는 뚜렷하지 못했다. 수천 개의 ERC-20 토큰들을 다 합쳐도 이더리움(ETH)의 시가총액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ERC-20를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한 프로젝트들이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여야 ERC-20 토큰들의 가격도, 쓰임새도 늘어나는데 그런 프로젝트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판도가 달라졌다. 디파이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디파이 서비스들의 자체 암호화폐가 ERC-20 토큰 시대를 열었다. ERC-20 토큰들의 시가총액은 이더리움(ETH)을 넘어섰고,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 ERC-20 토큰들의 거래량도 50%의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탈중앙화 금융’을 뜻하는 디파이는 중앙기관이나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묶어두는 대신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 서비스, 암호화폐 담보 대출 서비스, 탈중앙화 거래소 등이 대표적인 디파이 서비스다.

쟁글도 디파이 토큰들의 성장세가 ERC-20 토큰 성장세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쟁글에 따르면 디파이 서비스들이 발행한 ERC-20 기반 토큰 중 컴파운드(COMP), 카이버(KNC), 메이커(MKR)의 6월 평균 활성지갑 수는 전 분기(4월 1일 종가) 대비 617배, 1.8배, 2.4배 늘었다.
/자료=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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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컴파운드는 암호화폐를 예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모든 거래내역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되며 거래는 스마트컨트랙트로 진행된다. 지난달 컴파운드는 ‘컴파운드토큰(COMP)’을 공개한 이후 디파이 시장 1위로 올라섰다. COMP는 컴파운드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는 토큰이자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되는 토큰이다. 공개 후 하루만에 가격이 두 배 오르기도 했다.

컴파운드 상승 전에 꾸준히 1위를 유지하던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ETH), 베이직어텐션토큰(BAT) 등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빌릴 수 있는 디파이 서비스다. 역시 모든 거래는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진다. 6월 한 달 동안 활성지갑 수가 2.4배 증가한 메이커(MKR)는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이다.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카이버네트워크는 디파이 서비스들의 상승세에 따라 함께 성장했다. DEX 사용자 대부분이 디파이 서비스 사용자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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