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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서초사옥 남겼다…현대HCN M&A 진짜 승자는 현대백화점

채수웅
현대HCN 서초 본사사옥 (사진=현대HCN)
현대HCN 서초 본사사옥 (사진=현대HCN)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예상을 깨고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초 자금력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 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내 현대HCN 인수 9부 능선을 넘었다.

케이블TV 5대 MSO 중 규모는 작지만 알짜배기로 평가되던 현대HCN을 인수하며 승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 M&A의 진짜 승자는 현대백화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회사 현대HCN을 매각하면서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방송통신사업을 맡는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현대HCN이 보유한 사내유보금 3530억원 중 200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을 존속법인에 남겼다. 방송통신으로 번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한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인수자들도 매각규모가 커지는 것을 우려해 반대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 매각에는 서초동에 위치한 현대HCN 본사 사옥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HCN 서초 본사는 예술의전당 맞은편 교차로 부근에 위치해 있다. 말 그대로 강남 알짜배기 땅이다.

올해 초 공시지가로 평당 3861만원이다. 대지 420평에 연면적 2100평 규모 건물이다. 공시지가로 토지만 180억원이고 건물값을 포함하면 가치는 더 올라간다. 시장에서는 최소한 500~600억원 정도의 값어치를 매기고 있다. 재개발 등을 고려하면 미래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현대HCN 매각 규모는 5000억원 중반 전후로 알려져 있다. 본사 사옥이 제외됐기 때문에 사실상 총 매각규모는 6000억원 수준으로 봐야 한다.

당초 현대백화점은 매각을 추진하면서 6000억원 이상을 생각했다. 통신사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상당했지만 서초사옥을 제외하면서 사실상 6000억원 수준에 맞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케이블TV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내면서 공개매각이 흥행에 성공했고 유보금, 건물 등을 챙기면서 성공적인 매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할 때 방송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CJ헬로, 티브로드 등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현대HCN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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