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배터리 3사, 코로나19 ‘새옹지마’…2분기, 전기차·ESS, 손익 개선 ‘가속’

윤상호
- 자동차 전지, LG화학 2020년 삼성SDI 2021년 흑자전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코로나19가 자동차 전지에 날개를 달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주목을 받는다.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으로 전기차와 ESS를 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 수혜가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자동차 전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2021년.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목표다. 1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31일 LG화학은 2020년 2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삼성SDI는 지난 28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9일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LG화학은 2분기 전지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230억원과 155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4.9% 전년동기대비 4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다.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다.

전지사업 관련 삼성SDI는 매출액만,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만 공개한다. 삼성SDI 매출액은 1조9187억원이다. 전기대비 7.0% 전년동기대비 5.3%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에서 113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지속이다. 전기대비 적자가 소폭 늘었다.

증권사는 2분기 삼성SDI 전지사업이 소폭 흑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매출액을 포함한 2분기 기타 매출액은 4479억원이다. 조단위인 LG화학 삼성SDI와 비교하면 미미하다.

◆완성차 업체, 전기차 전환 ‘속도’…자동차 전지 수요 ‘폭발’=자동차 전지가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에 기여를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과 점유율 선두는 LG화학이다. 7.8기가와트시(GWh)를 공급했다. 24.2%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2.1GWh와 1.2GWh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각각 6.4%와 4.1%를 달성했다. LG화학은 2분기 자동차 전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자동차 전지 부문 구조적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총괄 장승세 전무는 “자동차 전지는 2분기 낮은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라며 “연말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 CFO 경영지원실장 권영노 부사장은 “자동차 전지는 전년대비 올해 50%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내년에도 올해 수준 성장과 자동차 전지 단독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확실한 언급은 없었지만 기존 목표 유지를 내비췄다. 2022년 흑자전환 목표다.

자동차 전지 생산능력(CAPA, 캐파) 확대는 해외 중심이다. LG화학은 올해 100GWh를 확보한다. 내년은 120GWh로 늘린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20GWh를 확보한다. 2025년까지 100GWh로 증설한다. 삼성SDI는 작년 기준 20GWh 초반 캐파를 갖고 있다. 헝가리에 투자 중이다. 얼마까지 늘릴지는 비공개했다. 3사 동일 선수주 후증설 전략이다.

◆코로나19 경기부양책, ESS 수요 촉진…SK이노베이션, 진입 준비=ESS가 부활했다. 2017년 화재 사고 후 3년 만이다. ESS는 신재생에너지 핵심이다.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북미 ESS 프로젝트 수주로 ESS 매출을 확대했다. 영업이익도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도 ESS 진입에 다시 속도를 낸다.

장 전무는 “ESS는 2분기 전기대비 30% 매출을 늘렸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해외에 초점을 맞춰 성장하겠다”라고 전했다. 삼성SDI 전지부문 전략마케팅 김헌준 상무는 “경기부양책에 신재생에너지 포함으로 ESS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친환경 기조는 ESS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주시했다. 사업 확장 계획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중소형 전지는 스마트폰 시장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전기차와 개인이동수단에서 원통형 전지 수요 확대도 기회다. 삼성SDI는 중소형 전지 비중이 높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일단 1분기를 저점으로 인식했다. 속도는 이견이 있다. 삼성SDI는 하반기 수요가 상반기 대비 30%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LG화학은 전년수준을 예상했다. 양사 주력 제품군이 다른 까닭으로 풀이된다.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소송전, 합의 가능성 ‘솔솔’=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은 끝이 보인다. LG화학이 칼자루를 쥔 모양새다.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판결 때문으로 보인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태도에 따라 합의도 가능하다는 여유를 풍겼다. SK이노베이션은 LG 고위층까지 타깃으로 여론전을 펼쳤던 소송 초반에 비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ITC 최종판결은 10월 예정이다.

LG화학 기업설명(IR)담당 윤현석 상무는 “지난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했다. 10월 최종판결 예정이다. 통상 최종판결은 예비판결과 동일할 때가 많다”라며 “최종판결 전 협상을 통해 합의할 수 있다. 다만 객관적 근거를 통해 합리적 수준으로 합의해야 한다.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협의에 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이명영 재무본부장은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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