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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LG유플러스, 수도권 5G 품질평가 미스터리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5G 품질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결과는 예년과 동일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이 예전처럼 1위를 차지했고 KT가 2위를, 그리고 LG유플러스가 3위를 기록했다.

결과는 예년과 같았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LG유플러스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가 삼성전자 장비로 5G 망을 구축한 것과는 달리, 화웨이 장비를 택했다. LG유플러스는 LTE도 화웨이 장비로 구축했다. 연동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1위다. 5G와 관련해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능을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이나 KT 모두 성능평가(BMT) 테스트를 진행했다. 투자비 절감을 위해 SK텔레콤과 KT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중국산 장비 도입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해 결국 도입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기 망투자 경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치고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5G 서비스 초기 서울 주요 거점에서 자사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수차례 마케팅을 펼쳤다. 루트메트릭스, 오픈시그널 등의 보고서를 인용, 자사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장비 성능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수도권 품질평가에서 사고를 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SK텔레콤과 KT는 이번 품질평가를 앞두고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었다. SK텔레콤은 늘 품질평가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전체적으로 1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의 결과가 중요했다. KT 역시 수도권에서 LG유플러스에 덜미를 잡히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사업자간 차이가 상당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평균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656.56Mbps, 업로드 64.16Mbps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 788.97Mbps ▲KT 652.10Mbps ▲LG유플러스 528.60Mbps로 SK텔레콤이 가장 빨랐다.

특히, LG유플러스가 내심 기대하고, SK텔레콤과 KT가 긴장한 서울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SK텔레콤이 다운로드 속도 788.97Mbps로 가장 빨랐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85.42Mbps, 660.63Mbps로 엇비슷했다. 부산, 대구 등 6대 광역시 평가에서도 LG유플러스는 인천(2위)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3위를 했다. SK텔레콤은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통신사들은 각 지역마다 다른 통신장비 회사를 선택해 망을 구축한다. SK텔레콤은 수도권·충청은 삼성전자, 호남과 강원은 노키아, 경상도 지역은 에릭슨을 쓴다. KT는 수도권·부산, 울산은 삼성전자를, 충남·호남은 노키아를, 강원·충북·경상 지역은 에릭슨을 사용한다. LG유플러스는 서울·경기·강원은 화웨이를 사용하고 충청·호남은 삼성전자 장비를 사용 중이다.

장비만 놓고 품질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학계 등의 분석이다. 같은 벤더의 장비여도 지역마다, 사업자마다 속도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품질평가와 관련해 그동안 절대적인 투자 규모가 LG유플러스가 경쟁사에 비해 적었고 망구축 방식, 운영 노하우에 따라 같은 장비여도 최종 서비스 품질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경쟁사에 비해 주파수도 20MHz폭 적은데 이는 옥외 평가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체 투자 총량 부분에서도 경쟁사 대비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업자별 망운영 능력과 망 구성 전략도 다른데 SK텔레콤의 경우 기지국을 하나 세우면 장비를 3개 설치하는데 LG유플러스는 1~2개를 설치한다”며 “SK텔레콤은 속도 위주, LG유플러스는 커버리지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속도는 느리게 나왔지만 커버리지 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한 주파수 전문가는 “비슷한 기지국 구축이라면 결국 망 구축 및 운영 노하우가 승패를 가른다”라며 “SK텔레콤 평가가 가장 좋게 나온 것도 오랜 기간 쌓아온 운영능력, 최적화가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옥외 및 실내를 합산한 품질결과는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빌딩의 경우 주파수나 기지국 장비 등과는 큰 상관이 없다. 누가 더 많은 중계기를 설치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네트워크 품질은 장비, 소프트웨어 등 최적화가 제일 중요하며 장비이슈는 시간이 지나면 비슷비슷해진다”며 “다만, 실내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진짜 품질을 가릴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품질평가가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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