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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국내 탑2 거래소가 주목한 코인 ‘하이브’…해외 탑2는 ‘디파이 마니아’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요즘 국내 ‘탑2’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가 공격적으로 신규 상장을 하고 있는데요, 신규 상장하는 암호화폐마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다음 상장은 어떤 암호화폐일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암호화폐가 아님에도 두 거래소 모두 하이브(HIVE)를 상장했습니다. 업비트가 먼저 BTC마켓에 상장한 뒤 원화마켓에 상장했고, 이번주에 빗썸이 원화마켓에 상장하면서 또 한 번 가격 상승이 있었습니다. 290원대에서 300원대에 거래되던 하이브가 한 때 750원에 거래되기도 했죠. 하이브는 어떤 암호화폐이길래 두 거래소의 주목을 받았을까요?

또 국내 탑2를 봤다면 해외 탑2도 관심이 가는데요, 거래량 기준 세계 1,2위인 바이낸스와 후오비는 어떤 암호화폐들을 주목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탈중앙, 또 나만 진심이지” 스팀 잡으려 태어난 ‘하이브’

출처=하이브 블로그
출처=하이브 블로그

우선 국내 탑2가 주목한 하이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하이브는 블록체인 SNS ‘스팀잇’으로 유명한 스팀 블록체인에서 하드포크된 프로젝트입니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의 업그레이드 방식 중 하나로,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쪼개 새로운 체인을 만듦으로써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드포크를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단순히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하드포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블록체인 진영과의 의견 충돌로 인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기 위해 하드포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이브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지난 3월 저스틴선(Justin Sun) 트론 창립자가 스팀을 인수하면서 탈중앙화되어야 할 블록체인이 중앙화됐다는 비판이 일자, 저스틴 선의 영향력에 반대하는 기존 스팀 측 증인(블록 생성자)들과 개발자들이 새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게 하이브죠. 스팀의 대표적인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 스팀잇이었던 만큼, 하이브도 블록체인 기반 SNS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하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스팀에 비해 탈중앙성을 높인 것입니다. 스팀이 중앙화 논란을 겪었기 때문인데요, 원래 스팀은 탈중앙화적인 투표로 결정된 증인이 블록을 생성합니다. 하지만 지난 3월 트론이 스팀을 인수하자 중앙화를 우려한 스팀 증인들은 트론 소유의 암호화폐 스팀(STEEM) 물량을 동결했습니다. 이에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는 바이낸스, 후오비 등 대형 거래소를 동원해 기존 증인을 자신에게 우호적인 증인들로 바꿔버렸습니다. 민주적인 투표 방식으로 선정되어야 할 증인을 소수 세력이 좌지우지한 셈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하이브는 거래소의 지나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또 탈중앙화를 위해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꾸준히 받는 등 탈중앙성을 보강했습니다. 이런 특징들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있죠.

최근 업비트가 하이브만큼 관심을 보인 암호화폐가 있습니다. 트론 재단이 지원하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De-fi) 프로젝트 저스트(JST)입니다. 하이브는 트론에 반발해서 나온 프로젝트인데, 트론에 반발하는 프로젝트와 트론이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모두 업비트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디파이’에 진심인 글로벌 탑2…단, 투자는 ‘신중하게’

해외 탑2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후오비는 그야말로 ‘디파이 마니아’입니다. 디파이가 대세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 여름 들어 꾸준히 디파이 관련 암호화폐들을 상장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데이터분석업체 쟁글(Xangle)이 지난 19일 펴낸 마켓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7,8월 두 달간 바이낸스가 상장한 디파이 암호화폐는 총 8개입니다. 후오비는 무려 9개고요. 두 거래소가 상장한 암호화폐 대부분이 디파이 관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가 2개인 것과도 대비됩니다.

두 거래소는 상장한 암호화폐가 많이 겹치기도 합니다. 7, 8월 두 달만 비교해봐도 저스트(JST), 컴파운드(COMP), 메이커(MKR), 신세틱스(SNX(, 밸런서(BAL), 루나(LUNA), 커브다오토큰(CRV)이 겹칩니다. 신규 상장한 디파이 암호화폐 8개(바이낸스), 9개(후오비) 중 무려 7개가 겹치는 것이죠.

메이커는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현재 디파이 프로젝트 중 점유율 1위입니다. 컴파운드 역시 컴파운드 프로토콜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한 때 메이커를 넘어설 만큼 성장한 바 있습니다. 신세틱스도 대표적인 파생상품 프로토콜로, 예전부터 디파이 업계에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메이커나 컴파운드처럼 디파이의 대표주자 격인 암호화폐 외에, 최근 급부상한 디파이 암호화폐도 상장했다는 점입니다.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DEX)인 커브의 토큰, CRV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난달부터 부상한 비교적 ‘신예’ 암호화폐이지만 현재 디파이 점유율 3위까지 올라왔죠. 아무리 3위라고 해도, 일반적인 암호화폐는 수개월씩 걸리는 탑2 거래소 상장을 굉장히 빨리 이뤄낸 편에 속합니다. 그만큼 바이낸스와 후오비가 디파이에 정성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 탑2 거래소도 주목할 만큼 디파이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투자 시에는 잘 알아봐야 합니다. 디파이는 말그대로 ‘탈중앙화’ 즉 중앙관리자 없이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이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3일 치명적인 오류를 겪은 얌파이낸스(Yam Finance)입니다. 자동 가격조절 알고리즘인 ‘리베이스’를 통해 얌토큰(YAM)의 가격이 1달러로 유지되어야 했는데요, 이 리베이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출시 하루만에 얌토큰 가격이 159달러까지 폭등했다가 폭락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디파이 암호화폐들의 극심한 가격 변화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전체 거래량을 흔들 정도입니다. 디파이 암호화폐들 대부분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디파이는 현재 부상하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쟁글 관계자는 “만약 디파이가 폭탄 돌리기라면 언제 터지게 될지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며 “디파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판단에 유의할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습니다.

<박현영 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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