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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보안업계 상반기 실적··· ‘부익부 빈익빈’ 희비

이종현
보안 기업들 상반기 실적
보안 기업들 상반기 실적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상반기, 보안 기업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SK인포섹, 안랩 등 보안업계의 맏형 격인 기업들이 성장을 이어갔지만 파수, 지란지교시큐리티 등은 적자를 이어갔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보안 기업 중 가장 매출액이 큰 SK인포섹은 2020년 상반기 매출액 1367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액 1167억원, 영업이익 97억원에 비해 각각 17.1%, 11.3% 성장했다. 솔루션·컨설팅 및 관제 서비스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이 SK인포섹의 설명이다.

특히 SK인포섹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에 발 빨리 대응하는 중이다. 원격보안, 재택근무 환경을 위한 컨설팅, 재택근무 환경 보안 컨설팅 및 인프라 구축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또 20주년을 맞이해 연초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SK인포섹은 클라우드 보안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그룹의 한 식구인 ADT캡스와 협력해 융합보안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초 목표로 했던 매출액 3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랩 역시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액 851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상반기 대비 매출액 5%, 영업이익 3.5% 증가했다. 안랩 사업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 서비스 매출이 소폭 상승했고 상품 매출은 전년동기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컨설팅 매출은 33%가량 감소했다.

안랩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이 이어지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각 사업 영역별 매출은 예년 수준으로 유지했다”며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윈스는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액 1000억원 클럽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 상반기 매출액 457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제품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윈스 관계자는 “5세대(G) 망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보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일본 매출액이 급증했다. 일본은 당초 올해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5G 도입을 본격화할 예정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됐지만 윈스는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를 두고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도 적다는 설명이다.

보안업계 ‘빅3’로 불리는 기업 중 시큐아이가 수치상 다소 부침을 겪는 모양새다. 매출액 509억원, 영업이익 1억7000만원으로 전년동기비 각각 1.1%, 70% 감소했다. 하지만 심각한 위협으로 보기는 어렵다. 1분기 8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본 이후 2분기는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반기에 영업이익이 집중되는 보안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만회할 수 있는 정도다.

시큐아이는 관계자는 “타사 상품 매출 감소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 사업 인력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는 100기가(G) 네트워크 카드가 탑재된 차세대 방화벽(NGF) 블루맥스 NGF 신규 버전과 버추얼 에디션(VE),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 블루맥스 WIPS 등으로 실적 반전을 노릴 것”이라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거나 선전한 기업들과 달리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듯한 기업들도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매출액 17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매출액 196억원, 영업이익 –60억원에 이은 결과로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자회사인 모비젠의 기업공개(IPO) 및 신규사업 영향이라고 답했다.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 등 외부 환경의 변화로 주목받고 있는 파수는 매출액 118억원, 영업이익 –52억원으로 전년동기비 매출액은 16.6% 줄었고 영업손실은 116.7% 늘었다.

공인인증서 폐지법으로 불리는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주목받은 라온시큐어 역시 실적이 악화됐다. 라온시큐어는 매출액 119억원, 영업이익 –22억원으로 전년동기비 매출액은 3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도 105.3% 올랐다.

지니언스는 1분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매출액 107억원, 영업이익 –8억원으로 상반기를 적자로 마감했다. 전년동기비 매출액은 6.3%가량 늘었으나 1분기 적자전환 후 손실이 이어졌다. 주요 사업인 네트워크접근제어(NAC) 분야에서 지자체 수요가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최근 다수의 인공지능(AI) 및 보안관제 특허를 취득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글루시큐리티는 전년도 대비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 매출액 369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전년동기비 매출액은 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8% 감소했다.

이글루시큐리티 관계자는 “서비스의 경우 계약금, 잔금 또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형태로 대금을 받는 형태가 많다”라며 “ 때문에 1분기는 계약금을 받아 실제 업무를 한 것보다 매출이 많이 잡히게 된다. 반면 2, 3분기에는 매출이 없다가 실제 업무가 마무리되는 4분기에 잔금을 받으면서 대규모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을 뿐 사업은 순조롭다는 설명이다.

보안업계는 최근 코로나19로 급변하는 보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다수 기업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상반기가 비수기로 취급되는 보안업계 특성상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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