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알뜰폰이 호황이다. 3개월 연속 나홀로 순증세다. 지난 8월에는 올해 들어 번호이동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객이 알뜰폰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통신3사 불법보조금 감소에 따른 시장안정화 기조, 갤럭시노트20발 자급제 수요 증가에 있다. 발품을 팔아 공짜폰을 살수 없다면,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5G 단말이라도 자급제 채널을 통해 구매하면 LTE 요금제로 가입하기 용이하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8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44만5393건으로, 전달보다 4979건 줄었다. 알뜰폰은 통신3사로부터 9909명 가입자를 뺏어왔다. 1만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통신3사는 모두 가입자를 뺏겼다. SK텔레콤은 5603명, KT는 3214명, LG유플러스는 1632명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이중 KT 가입자가 가장 많이 알뜰폰으로 옮겼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1582명 가입자를 알뜰폰에게 내줬다. KT 4314명, LG유플러스 4013명 가입자가 각각 알뜰폰으로 이동했다.
보통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순감 추이는 통신3사 간 경쟁강도와 맞물려 있다. 통신3사가 가입자 뺏고 뺏기기 경쟁을 시작하면,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줄어든다. 시장안정화 상태에 들어서면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증가세로 전환한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5G 불법보조금 제재를 내리면서 전달부터 꾸준히 통신3사 번호이동건수는 순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통신3사는 코로나19 대응 및 5G 투자비 등을 고려해 비용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통신3사는 신규 단말이 나오더라도 과거와 같은 출혈경쟁을 피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급제 순풍이 불었다. 갤럭시노트20 출시 후 쿠팡‧11번가 등 오픈마켓 등을 활용한 자급제 모델 구매가 늘었다. 10% 안팎이던 자급제 단말 판매비율은 10% 중반대로 상승했다. 정부는 5G 자급제 단말로 LTE 요금제 신규 가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5G 구축단계라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라면 LTE 요금제를 우선 이용하고, 추후 5G가 안정화되면 5G 요금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다. 알뜰폰 LTE 무제한 요금제는 월 1만원대다. 데이터 기본제공량을 모두 소진하면 일정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의 경우, 5G 단말을 구입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
정부도 알뜰폰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정부는 1일부터 알뜰폰 종합포털사이트 ‘알뜰폰 허브’를 전면 개편해 16개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를 비교해 맞춤형 요금을 선택하고 단말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인증 수단도 도입한다. 카드사는 알뜰폰 사용자 대상 할인 혜택 제공 카드를 출시한다. 도매대가 인하도 이달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며, LG유플러스는 자사망 알뜰폰 가입자도 가족결합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6월부터 8월까지 주요 알뜰폰 사업자 유심판매량을 살펴보니, 월평균 전월 대비 3~15%가량 유심판매가 늘었다”라며 “자급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