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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번호이동 ‘알뜰폰’ 완벽한 승리, 통신3사 가입자 이탈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알뜰폰 역습이 시작됐다. 그동안 통신사에게 가입자를 뺏기기만 했던 알뜰폰은 지난 2월 1년10개월만에 처음으로 통신3사 가입자를 모두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LTE 무제한 요금제 경쟁이 발발했고, 통신사 가입자들의 이탈이 본격 이뤄졌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2월 통신3사에서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한 고객 수는 총 3949명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872명 ▲KT 1146명 ▲LG유플러스 1831명이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했다.

2018년 8월 알뜰폰은 KT로부터 651명 가입자 순증을 나타낸 바 있으나, 통신3사 전체 순증을 기록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비교해 통신3사는 순감을 겪거나, 소폭 순증에 그쳤다. 2월 번호이동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720명, KT는 549명 순감했다. LG유플러스는 320명 순증했다. LG유플러스가 나홀로 2월 번호이동시장에서 순증했지만, 알뜰폰은 이보다 12배 많은 수치를 가져갔다.

이는 최근 알뜰폰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점과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금융업계 사상 처음으로 알뜰폰 사업에 나서면서 ‘리브엠(리브M)’ 브랜드를 선보였다. 통신3사 자회사와 중소기업 위주로 편성됐던 알뜰폰 업계에 새로운 경쟁을 일으킨 것이다.

리브엠이 LTE 무제한 요금제를 월 2만원대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에넥스텔레콤 에이모바일도 경쟁에 합류했다. 일정 데이터를 제공한 후 이를 모두 소진하면 속도제어를 적용하는 방식의 LTE 무제한 요금제가 통신3사 절반가량 가격에 제공되는 셈이다. 통신사 LTE 무제한 요금제는 보통 월 4만원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리브엠은 월 11GB 제공량 소진 후 일 2GB를 제공하고, 이를 모두 사용하면 3Mbps 속도제한으로 추가 과금 없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이 요금제는 12개월간 반값할인 프로모션으로 월 2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리브엠은 지난 2월 말까지 가입한 고객 중 제휴카드 사용 및 KB카드로 통신비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6개월간 최저 2000원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리브엠은 반값할인 프로모션을 3월까지 연장하고, KB국민카드로 통신요금 카드 자동납부 때 매월 5000원씩 6개월간 캐시백을 지원하기로 했다.

에넥스텔레콤도 ‘요금폭탄방지 매일 2GB’ 요금제를 월 2만900원에 선보이기도 했다. 리브엠과 마찬가지로 월 제공 데이터는 11GB며, 이를 사용하면 매일 2GB를 다시 주고 이후에는 3Mbps로 제한한다. 에이모바일 ‘A데이터 무제한’은 월 1만6500원으로 데이터 15GB를 모두 쓰고 나면 3Mbps로 속도를 제어한다. 양 요금제 모두 선착순 프로모션으로 내놓은 바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B리브엠이 2월까지 가입 고객 대상으로 반값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가입자들이 대거 몰렸다”며 “에넥스텔레콤 에이모바일도 저렴한 LTE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고, 이는 기존 통신3사 가격보다 훨씬 낮을 뿐 아니라 알뜰폰 업계 평균보다 1만원 이상 싸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헬로비전도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고, 5G 알뜰폰 가입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며 “100GB 이상 요금제에서도 알뜰폰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고용량 LTE 요금제 가입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유플러스가 5G 망 도매대가를 66%까지 인하하면서 알뜰폰도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KT도 정부 방침에 따라 5G 망 도매대가를 조만간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은 5G 알뜰폰 가입자 수는 미미하지만, 알뜰폰 업계가 5G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는 활로가 마련됐다. 지난 1월 기준 누적 5G 알뜰폰 가입자 수는 227명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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