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 디스플레이 사업 재편…‘LCD→QD’ 전환
- 원익IPS에 일부 장비사업 매각…잉크젯 프린팅에 주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 계열사 세메스가 디스플레이 사업을 재편한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 강화를 노린다.
지난달 31일 원익IPS는 세메스 디스플레이 사업부 중 포토(Photo) 및 웨트(Wet) 사업을 82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본계약 체결 전 기본 사항을 정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Binding MOU)’를 교환했다.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세메스는 이전부터 디스플레이 사업 일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상은 포토레지스트 도포 장비, 코팅 장비, 세정 장비 등이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로 시장이 악화하면서, 최대 고객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LCD 사업 철수를 결정, 최근 중국 CSOT에 쑤저우 팹을 매각했다. 국내 LCD 공장은 신사업인 퀀텀닷(QD)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해 세메스는 케이씨텍을 인수 후보로 낙점, 인수를 제의했다. 양사의 논의는 상당 부분 진척됐지만, 최종 인수 금액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새 인수자를 찾던 세메스와 중국 공략 강화에 나선 원익IPS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거래 성사로 이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세메스의 매각 결정은 디스플레이 사업을 축소한다기보다는 방향을 재설정하는 차원”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발맞춰 차세대 제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메스는 새 먹거리로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선택했다. 잉크젯 프린팅은 드롭 온 디맨드(DOD) 방식으로 잉크젯 헤드(노즐)를 이용, 잉크를 도포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재료를 원하는 위치에 분사한다는 의미다. 기존에 사용된 증착 대비 ▲간단한 공정 ▲적은 소자 손실 우려 ▲불필요한 재료 제외 등의 장점이 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이미 미국 카티바와의 수주 경쟁 끝에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전용라인 ‘Q1’에 장비를 투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장비를 빛 변환층인 레드·그린·블루(RGB) QD를 얹는 과정에서 사용한다. 이 장비는 박막봉지 공정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세메스는 삼성 계열사인 만큼 미래 전략을 같이 세워나갈 것”이라며 “신규 장비를 개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등 사업 확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메스는 지난해 5년 연속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 위축에도 거둔 성과다. 올해는 매출 2조원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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