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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카카오에 매물정보 줘야” vs 네이버 “확인매물은 안돼”…논란 점입가경

김소영

[디지털데일리 김소영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CP)에 제공한 부동산 (확인)매물정보를 경쟁사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는 네이버가 2009년 도입한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거친 매물정보다. 공정위 측은 네이버의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을 거친 매물 정보라 해도, ‘확인매물’ 표시를 안 붙이면 카카오에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는 “확인매물 표시가 안 붙은 매물 정보가 카카오에 가는 것은 막을 이유가 없다"며 "네이버가 막은 건 '확인매물' 표시가 붙은 정보"라고 말했다,

◆ 공정위 측 “카카오에 ‘확인’ 딱지는 떼고 주란 뜻”

이러한 네이버의 반응과 관련해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네이버의 검증 시스템을 거쳤으니까 매물을 다른 데 올리지 말라는 게 맞는 말인가” 반문하며 “혼자 사업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 국장은 “‘확인’ 딱지가 붙은 매물을 (카카오의 포탈) 다음한테 주라는 게 아니다. ‘확인’을 떼라고 주라는 얘기다”라고 부연했다.

즉 네이버의 검증을 거친 확인매물이어도 ‘확인’ 표시를 뗀 형태로, 같은 매물의 정보가 카카오에 제공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송 국장은 네이버가 매물검증시스템 관련 특허를 2건 보유한 것에 대해 “네이버가 낸 특허는 이른바 영업방식에 관한 것”이라며 “매물 정보 자체는 영업 방식인 검증 시스템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석했다.

송 국장은 “다음 등이 네이버가 등록해둔 그 방식대로 설계를 하면 특허 침해 이슈가 생길 것”이라며 “만약에 누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한다면 특허법원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서 네이버가 ‘네이버 확인 매물’이 아니라도, 카카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매물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내놨다.

그는 “다음은 중개소로부터 매물 정보를 쭉 수집을 했다. 네이버는 중개소로부터 (정보를) 다 수집한 CP와 제휴를 맺어서 매물정보를 수집해왔다”며 “다음 입장에서보면 저런 방식(CP사와 제휴하는 방식)도 괜찮겠다 하고 사업 모델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네이버 “'확인'표시 안붙은 정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반매물 정보”

이에 네이버 측은 "확인매물표시가 안붙는 매물 정보는 누구나 다 가질수 있는 일반매물 정보이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며 "네이버가 막은 건 우리의 비용과 노하우 등이 포함된 확인매물 표시가 붙은 매물 정보"라고 답했다.

네이버는 자사가 시장지배력을 이용,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했다는 공정위의 시각에 대해서도, 경쟁자를 배제할 의도는 없었다며 “광고 수익도 포기한 채 중소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이들의 매물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개편했다”고 알린 바 있다

공정위의 판단처럼 네이버가 경쟁자를 배제할 의도가 있었다면 자체 구축 모델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3년 네이버는 ‘(확인)매물검증시스템’ 도입과 함께 중개업소로부터 직접 매물정보를 얻던 방식에서, CP사와의 상생 모델로 전환했다.

상생 모델의 전제 조건은 ▲네이버 부동산은 더 이상 광고를 받지 않는 것 ▲CP사들은 (네이버의 확인매물시스템을 통해) 검증된 매물정보만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에 올리는 것 ▲이에 따른 검증비를 CP사들이 부담하는 것 ▲네이버 검증시스템을 거친 확인매물 정보를 CP사 플랫폼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15년,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조항을 CP사들과의 계약서에 삽입했다. 카카오에서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 비용, 노력 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카카오와 제휴를 추진하게 된 부동산114가 동 조항의 삭제를 요청했으나, 네이버가 부동산114를 압박해 카카오와의 매물제휴를 포기했다는 게 공정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원천적으로 카카오가 무임승차하려고 한 것이 맞고 부동산114가 네이버와의 전제조건을 깬 게 맞다”고 전했다. 다만 문제가 된 제3자 제공금지 조항 자체가 이미 2017년에 삭제됐다. 네이버 측은 “지금은 사실 모든 이슈가 해결된 상황”이라며 “공정위의 이번 시정명령이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에 영향을 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 측은 공정위의 판단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앞서 네이버가 밝힌 입장 가운데 “카카오에 대해 거론된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김소영 기자>sor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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