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핵심은 ‘알루미늄’…SK이노는 ‘NCM’ 고수, 왜?

김도현
- LG화학 ‘NCMA’·삼성SDI ‘NCA’ 공급 준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제품 준비로 분주하다.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변형 및 개선을 통해 구현할 계획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알루미늄 투입,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강화가 핵심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NCMA 배터리, 삼성SDI는 NCA 배터리를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각각 NCMA는 NCM에 알루미늄 추가, NCA는 알루미늄이 망간을 대체한 제품이다.

배터리는 양극재 조합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제조비용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조합에는 NCM, NCA 외에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리튬·망간·산화물(LMO), 리튬인산철(LFP)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NCM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가 대세다. 니켈은 에너지밀도, 코발트와 망간은 안정성에 관여한다. 니켈이 많을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져, 고용량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 배터리 3사는 NCM 비율을 622(니켈 60%·코발트 20%·망간 20%)에서 712, 811 등으로 바꾸는 이유다.

문제는 안정성이다. 상대적으로 코발트와 망간이 줄면서,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는 탓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되는 소재가 알루미늄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알루미늄은 출력성능에 영향을 준다. 알루미늄이 출력을 높이면, 니켈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어 NCM 대비 안전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로부터 NCMA 양극재를 조달해 관련 배터리를 만든다. 니켈을 85~90%까지 함유할 수 있다. 전기차 주행거리가 400킬로미터(km)에서 600km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LG화학은 오는 2022년 GM 등에 해당 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한 NCA 양극재를 적용한 ‘젠5’ 배터리를 내년 BMW 등에 공급한다. 해당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이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두 회사와 달리 NCM 조합을 고수한다. NCA는 NCM 대비 생산 난도가 높고, 수명이 짧다.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NCM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알루미늄 공백으로 인한 안정성 이슈를 고성능 분리막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분리막은 미세한 구멍을 통해 이온만 이동시키고, 양극과 음극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소재다. 배터리의 안정성을 좌지우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로부터 분리막을 조달받는다. SKIET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올린다. NCM9½½ 배터리를 오는 2023년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에 탑재할 예정이다. 향후 니켈 비중을 90% 중반대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등장으로 NCM에서 모인 배터리 3사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알루미늄 적용과 비적용 진영으로 갈린 가운데, 이들 업체의 선택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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