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8인치 파운드리 가격 상승 예고…DB하이텍 등 수혜 기대

김도현
- 대만 UMC·VIS, 시세 10% 인상 계획…美의 SMIC 제재 변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분주하다. 밀려드는 주문에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잃었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8인치(200mm) 시장도 마찬가지다. 관련 업체의 몸값은 상승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UMC·뱅가드(VIS) 등은 칩 생산단가를 10%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상반기에 이은 추가 인상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팹리스)의 생산 파트를 대행하는 분야다. 과거 하청 업체 정도로 여겨졌지만, 기술력을 통해 확실한 시장을 구축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8인치에서는 이미지센서,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이 만들어진다. 12인치(300mm)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다. 스마트폰 카메라, 자율주행 및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의 발전으로 주문량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빠르게 늘어난 수요에 8인치 시장은 ‘공급 부족’ 이슈가 발생했다. 주요 업체가 단가를 올린 이유다. VIS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관련 시장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8인치 생산량이 올해 600만장내 내외에서 오는 2022년 650만장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대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도 호재다.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키파운드리 등이 대상이다. 이들 업체는 8인치가 주력이다. 업황 개선으로 실적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의 생산능력(CAPA, 캐파)을 넘어서는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공장을 풀가동해도 수주잔고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고 무작정 공장을 증설할 수도 없는 것이 향후 15인치(450mm)로 넘어가면, 8인치 업체도 12인치로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8인치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수주잔고가 8만9641장으로 월간 캐파(11~12만) 수준에 달했지만, 증설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당분간 8인치 업체의 캐파가 대폭 향상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단가 상승 요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의 미국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서는 중국 국방부와의 협업을 명분으로 SMIC를 거래 제한 기업(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화되면 8인치 시장의 수요 공급 불균형은 심화한다. 이미 풀캐파 체제인 만큼, 8인치 업체가 가격협상에서 한층 더 유리해질 수 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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