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운명의 날이 닥쳤다. 중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기업 화웨이가 생사기로에 섰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세계 1위 스마트폰 세계 2위 업체다. 하지만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반도체를 구매할 수 없다. 반도체가 없으면 ICT기기를 만들 수 없다.
15일 미국의 화웨이 새 제재가 발효했다. 이날부터 세계 반도체 업체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판매하려면 미국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다.
미국은 화웨이 수출규제를 작년 5월 시작했다. 미국 기업 화웨이와 거래중단이 처음. 화웨이는 ▲인텔 AMD 중앙처리장치(CPU) ▲퀄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 ▲구글 안드로이드 OS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PC 서버 스마트폰 등의 핵심부품과 소프트웨어다. 화웨이는 자체 AP 확대와 OS 개발로 맞섰다.
지난 5월에는 화웨이와 화웨이 관계사가 설계한 AP를 미국 기술을 이용해 만들지 못하게 했다. 화웨이 AP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차단했다. 대만 TSMC가 화웨이와 거래를 끊었다. ICT 머리 역할을 하는 반도체 우회로를 막았다. 화웨이는 중국 AP업체와 협력을 추진했다. 유예기간 동안 주문량을 늘렸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 역할 재배치 등으로 도왔다.
이날부터 시행하는 제재는 3번째 제재.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등 모든 반도체를 미국이 틀어쥐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도 대상이 됐다. 중국 업체도 세계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미국이 만든 질서에 따라야 한다. 화웨이는 일단 쌓아둔 재고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반도체가 없으면 ICT기기도 없다. 발광다이오드(LED)조명까지 반도체로 제어하는 시대다. 재고 부품을 1개라도 모두 소진하면 제품 생산도 끝이다. 화웨이 생사는 재고 소진 이전 미국 정부 태도 변화 여부에 달렸다.
일단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희망을 걸고 있다.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이 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국과 갈등이 심화했다. 화웨이는 중국 견제 상징이다. 바이든 후보는 중국 정책 재검토를 암시한 바 있다.
한편 화웨이 구매 중단은 국내 경제에 악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뿐 아니라 여러 중소기업 등이 영향권이다. 세계 공급망도 혼란이 불가피하다. 화웨이가 사가던 만큼 매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화웨이 대체 구매처를 찾기 위한 경쟁으로 관련 부품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중국 언론 등은 화웨이가 무너지면 삼성전자도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일본 언론은 연간 약 31조원 규모 매출처가 사라질 것으로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