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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선택에 LG화학·파나소닉 등 배터리 업계 촉각

김도현
- ‘로드러너’ 프로젝트 진행 상황 관심…中 CATL 변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이목을 끌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다.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에서 주주총회와 배터리 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는 ▲자체 배터리 생산 ▲중국 CATL과 협력 ▲나노와이어·전고체전지 등 신기술 적용 등이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테슬라는 대다수 부품과 서비스를 수직계열화했다. 차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을 직접 만든다. 이제는 배터리다. 지난해 배터리 셀 제조업체 맥스웰과 배터리 장비업체 하이바시스템즈를 인수했다. 자체 배터리 생산공정 ‘로드러너’ 구축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기존 제품보다 지름이 4배 이상 큰 배터리 셀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직경을 늘려 셀들을 연결하는 비용과 생산공정을 줄이는 차원이다. 외부 연결을 위한 금속조각까지 제거할 수 있다. 테슬라의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CATL과의 협업 강화도 유력하다. 현재 테슬라는 LG화학,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조달한다. 이들 업체는 테슬라 효과에 힘입어 시장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CATL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LG화학 등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에 우위가 있다. 에너지밀도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탑재량을 늘리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 테슬라의 생각이다.

양사는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이 5배 정도 긴 100만마일(약 160만km)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가오는 행사에서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테슬라와 CATL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LG화학과 파나소닉은 대형 고객사 수주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신기술 공개 여부도 이슈다. 테슬라는 앞서 나노와이어 기술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는 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의 단면 지름이 1나노미터(nm)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양극과 음극 재료를 나노와이어 형태로 만들면 에너지밀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

테슬라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도 연구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고체 전해질을 활용한다. 액체 사용 시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 팽창,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위험 요소가 크다. 삼성SDI, 일본 도요타 등이 전고체전지 개발에 나선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본행사 전까지 단정 지을 내용은 없지만 주요 골자는 예상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 배터리든 CATL과 협력이든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다만 당장의 변화보다는 청사진인 만큼 향후 고객사 전략에 맞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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