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화재·소송 휘말린 韓 배터리, ‘인터배터리’서 아픔 달랜다

김도현
-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기술력 뽐내
- ‘인터배터리2020’, 198개 업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기차 화재, 소송전 등에 휘말린 국내 배터리 업계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K배터리’의 기술력 과시 및 사업 홍보 등을 하기 위함이다. 이번 계기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지산업협회가 각각 주최·주관하는 ‘인터배터리2020’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해당 행사는 올해로 8회째로 일본 배터리재팬, 중국 배터리페어 등과 세계 3대 배터리 전시회로 꼽힌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198개 업체가 참여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는 물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도 개별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LG화학은 참가업체 중 가장 큰 부스(315㎡)를 마련했다. ▲코어존 ▲모어 파워풀존 ▲모어 이피션시존 ▲서스테인어빌리티존 ▲넥스트 제네레이션존 등으로 구성했다.

코어존에서는 라미&스택 제조 기술,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소재 기술, 냉각 일체형 모듈 제조 기술 등을 선보였다. 특히 니켈 함유량을 높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양·음극 기술이 눈에 띄었다. 모어 파워풀존에서는 밀도 16% 주행거리 20% 향상한 전기차 배터리 ‘롱셀’과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아우디 ‘E-트론’ 등을 공개했다.

넥스트 제네레이션존에서는 차세대 기술을 소개했다. 전고체 전지, 리튬황 전지, 장수명 리튬이온 전지 기술 등이 대상이다. 리튬황 전지의 경우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리튬이온 전지 대비 셀 무게에너지밀도를 50% 높이고 셀 가격은 20% 낮춘다.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 ▲자동차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E-모빌리티 등 4개 존으로 구분했다. 부스 규모는 LG화학과 동일하다.

부스 한 켠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재규어랜드로버(JLR) ‘레인지로버보그’가 눈길을 끌었다. 배터리팩 형태로 배터리가 투입된 차량이다. 대림 전기오토바이 ‘재피’ ‘아르테’ 등도 전시했다.

지난해 화재 사태로 홍역을 앓은 ESS 관련 기술와 전고체 전지 로드맵도 소개됐다. 전고체 전지의 경우 올해 소재 개발을 완료했다. 타사와 달리 흑연을 뺀 음극 구조가 특징이다. 2023년 소형 셀 검증 2025년 대형 셀 검증을 통해 2027년 전고체 전지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개 업체 대비 작은 부스를 꾸렸지만 전기차 2대를 전시하는 등 알찬 조성에 힘썼다. 기아차 ‘니로EV’와 메르세데스 벤츠 ‘S560e’가 주인공이다. 니로EV는 NCM811과 NCM523이 절반씩 포함된 배터리, S560e는 NCM111 배터리가 탑재됐다.

SK이노베이션 ‘화재로부터 자유로운 가장 안전한 배터리’임을 강조했다. 최근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가 투입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18분만에 80%를 충전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향상시킨 NCM9½½ 배터리 양산을 알리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20기가와트시(GWh) 2023년 71GWh 달성 목표다. 한국, 중국, 헝가리에 미국 공장을 더해 생산 물량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3개사 맞은 편에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 등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자리했다. 이들 업체는 배터리 제조사와 함께 NCM 배터리, 알루미늄을 포함한 NCA NCMA 배터리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배터리 산업은 다사다난했다. 여전히 배터리 화재 원인 규명이 끝나지 않았고 국내 업체 간 소송전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우수한 기술력이 알려지고 부정적인 이슈는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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