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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딱지 떼는 SKT, 신사업 악셀 밟고 3분기 날았다(종합)

최민지
-박정호 대표, 텔레콤→테크 기업 전환…시장서 통해
-미디어‧보안‧커머스, 전년동기대비 매출 두 자릿수 성장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텔레콤(통신)’을 떼고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빅테크(Big Tech)’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SK텔레콤이 2020년 3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박정호 대표의 탈통신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 4대 사업은 모두 성장세며, 이 중에서도 신사업으로 불리는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이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SK텔레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FRS) 연결기준 2020년 3분기 매출액 4조7308억원, 영업이익 3615억원, 순이익 3957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19.7%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 영향으로 44.2% 늘었다.

◆미디어‧보안‧커머스 ‘신사업’, 호실적 이끌어=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한 3분기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신사업에 있다. 미디어, 보안, 커머스는 모두 전년동기대비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내며 18.9% 증가한 1조526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0.3% 상승해 역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디어사업은 유료방송가입자 증가 등에 힘입어 20% 이상 매출 성장률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 티브로드 합병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면서 매출 96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대비 5.3%, 전년동기대비 20.3%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전분기대비 6.7%, 전년동기대비 78.8% 상승한 649억원이다.

유료방송가입자는 850만명 이상 확보했으며, 4년만에 가장 많은 12만9000명 가입자 순증을 이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효과로 3분기 유료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달성했다.

보안사업은 ADT캡스 가입자 성장, 적극적 신규 사업 확장, SK인포섹 수주실적 증가 등을 통해 전분기대비 9.4%, 전년동기대비 매출 15.5% 증가한 35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9.6% 증가했으나,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응과 신규사업 확장 과정에서 관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ADT캡스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 공장무인화 등 비대면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초기 투자비용에 따라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커머스사업 매출은 비대면 소비 증가 트렌드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전분기대비 7.3%, 전년동기대비 18.7% 개선한 2066억원으로 나타났다. 11번가는 처음으로 매출성장과 영업이익 흑자를 동시에 이뤄냈고, SK스토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47.7%나 성장하면서 T커머스 1위로 도약했다. 커머스사업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4배나 늘었다.

◆무선사업, 2G 종료 비용에도 소폭 성장=무선(MNO) 사업은 5G 가입자 순증확대 효과로 전분기보다 0.03%, 전년동기대비 1% 증가한 매출 2조940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651억원이다. 매출 확대와 광고선전비 등 비용효율화를 통해 전년동기대비 4.5% 늘었으나, 2G 종료에 따른 비용 지원과 가입자 이탈 등으로 전분기보다 2.3% 줄었다.

2G 종료는 마케팅비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SK텔레콤은 2G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하면서 해당 가입자에게 단말 구매 및 요금할인 혜택 등을 제공했다. 이에 올해 3분기 마케팅비용은 7644억원으로, 2분기보다 1.4% 지난해 3분기보다 1.1% 늘었다. 다만,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은 26%로, 지난해 3분기 27.1%보다 소폭 낮다. 단말 판매 경쟁에 투입된 비용이 지난해보다 낮다는 의미다.

5G 가입자는 갤럭시노트20 출시 등 단말 라인업 강화로 9월 말 기준 426만명을 확보, 전체 5G 시장점유율 46.1%를 차지했다. 그러나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51원으로 전분기보다 0.4%, 전년동기대비 2.3% 하락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주에서 비롯된다. 이에 SK텔레콤은 “한국전력 등에서 수주하는 IoT 물량이 커져 상대적으로 무선ARPU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나, 실제 핸셋(단말) ARPU는 전분기, 전년대비 모두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3분기 설비투자비(CAPEX)는 245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3.3%, 지난해 3분기보다 63%나 급감했다. 다만, 5G 원년인 지난해 1~3분기와 올해 1~3분기 누적 CAPEX 규모는 1조5000억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해 5G 투자 확대를 요구하면서, 통신사가 상반기에 투자를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에 3분기 예정된 CAPEX까지 상반기에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통신사는 4분기 CAPEX 규모가 크다. 더군다나 28GHz 상용화도 예정돼 있다.

◆모빌리티 더한 5대 사업 재편, 탈통신 가속화
=한편, 신사업에서 성장성을 본 SK텔레콤은 연내 T맵 기반 모빌리티 전문기업을 설립하며 5번째 핵심사업을 시작한다. 박정호 대표는 취임 후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를 주축으로 한 4대 사업부문으로 조직을 재편했는데, 여기에 모빌리티까지 포함된다.

SK텔레콤이 통신사업을 본업으로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ICT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가능성과 SK텔레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이번 3분기 실적을 통해 또 한 번 보여줬다. 앞서, 박 대표는 ‘텔레콤’을 뗀 “기업 정체성에 걸맞는 새로운 사명 변경”을 언급했다. 최근 서울 홍대에 선보인 플래그십스토어의 경우, 브랜드아이덴티티(BI) ‘T’를 통해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라는 의미를 담기도 했다.

윤풍영 SKT 코퍼레이트1 센터장은 “5G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5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 New ICT 기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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