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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000만원 시대’ 다시 열렸다

박현영


비트코인(BTC) 가격이 18일 2000만원에 도달하면서 2018년 초 수준 가격을 회복했다.

18일 오후 1시 30분 빗썸 기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9.49% 상승한 2000만원이다. 2018년 초 이후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한 때 300만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올해 들어 크게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2000만원’ 시대가 다시 열렸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국제 비트코인 가격도 전날 같은 시간 대비 9.26% 오른 1만 8110달러다. 지난 일주일 동안에는 17.53% 올랐으며 올해 1월에 비해선 무려 150% 상승했다.

◆기관투자자가 견인하는 상승세…“2017년과는 달라”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꾸준히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미국 대선의 ‘바이든 효과’로 이틀 연속 연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정책팀에 친(親) 가상자산 인사가 여럿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3일 1800만원대를 돌파,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

▲기관투자자의 진입 ▲페이팔 등 대기업의 가상자산 산업 진출 등도 가격 상승세를 이끈 요인이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지난 2017년 ‘투자 광풍’ 때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쟁글(Xangle)은 “르네상스테크놀로지, 드러켄밀러 등 몇몇 헤지펀드에서 투자 자산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상승 요인을 짚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도 지난달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애플 주식을 일찍 산 것과 같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신탁펀드 그레이스케일도 비트코인을 계속 매수하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알코인(Alcoin)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약 한달 동안 그레이스케일의 BTC 신탁으로 9000억원 규모 비트코인이 유입됐다. 쟁글 측은 “전통 금융시장이라면 이 정도의 자금 유입이 결정적이지 않겠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발표된 페이팔의 가상자산 산업 진출 소식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이팔은 서비스 내에서 가상자산의 결제 및 거래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지난 12일 미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첫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관투자자 진입이 본격화됐다는 점”이라며 “제도권의 편입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을 생각해보면 2017년의 광풍과는 사뭇 달라보인다”고 짚었다.

◆쉴 틈 없는 상승에 급락 가능성도…섣부른 투자 주의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몇 주째 계속 상승만 거듭하고 있어 가격 조정 시기가 올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상승세가 지속 가능하려면 가격이 오르다가도 쉬어 가는 ‘계단식 상승’ 추세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비트코인은 상승만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 8000달러를 돌파하면 ‘블로우오프탑(Blow-off Top)’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블로우오프탑은 가격과 거래량이 가파르게 급등하다가 큰 폭의 하락이 오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가격이 1만 8000달러를 돌파했으므로 언제든 조정이 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상승장(불마켓)을 분석했을 때, 비트코인은 9번의 가격 조정 기간을 거쳤다”며 이번에도 조정 기간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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