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 IT서비스시장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클라우드 역량 강화 및 조직 개편, 그리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 시장에 대한 대응이 눈에 띤다.
물론 금융 차세대시스템, 공공 SoC 사업 등 대형 대외사업 수주도 이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코로나19 탓에 기업의 투자가 보수적으로 진행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공공SW 시장에 대한 대기업 사업 참여 제한 완화=법 제도 측면에선 7년여 간 유지돼 온 공공SW 시장에 대한 대기업 사업 참여 제한 완화가 업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통과돼 지난 10일 본격 시행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18년 11월 발의한 개정안은 그동안 업계의 숙원이었던 원격지 개발, 과업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그리고 민간투자형 공공 SW사업 추진 근거 등이 담겼다.
여기에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 시장 창출효과와 사업추진을 통한 혁신창출 등의 항목을 추가하는 등 대기업 참여기준을 개편했다.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었던 사업도 일부에 한해서 중소 및 중견기업이 주 사업자가 되어 대기업과 하도급 계약을 맺는 부분인정제도 도입한다.
민간투자형 공공 SW사업 추진 근거 신설은 공공사업 참여에 제한이 있던 IT서비스 대기업의 숨통을 일부 틔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시티’ 사업의 경우 민간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진행됐는데 이제 대기업 SW사업 참여가 가능해진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SW하위법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이 지난 10월 12일까지 진행됐으며 관계부처 협의 등 절차를 통해 12월 10일 SW진흥법과 함께 시행됐다.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는 당장 내년도 사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공공부문 소프트웨어(SW)·정보통신기술(ICT)장비·정보보호 수요예보(예정)’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 규모가 가장 큰 SW구축 사업의 경우 대기업참여제한 예외인정사업을 조사한 결과 인정받은 사업이 12건(전체 7232건)으로 예외인정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건으로 나타났다.
◆인수합병, 사업재편 등 이어져=IT서비스업계에 인수합병 및 브랜드 재정립 등의 외형적인 변화도 이어졌다.
동양시스템즈는 지난 5월 항만해운 IT솔루션 업체인 싸이버로지텍 최장림 전 대표가 오너 겸 CEO로 취임했다. 최장림 대표는 7월 글로벌 금융산업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비전 선포식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 및 대외 이미지 재구축을 위해 ‘동양네트웍스’를 ‘동양시스템즈’로 상호를 변경했다.
아이티센 그룹은 국방, 스포츠, 네트워크 통합 IT서비스 기업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지난 5월 완료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쌍용정보통신은 아이티센 계열사로 편입됐다. 쌍용정보통신은 1981년 설립된 국내 1호 IT서비스기업으로 국방, 스포츠 등 공공 네트워크 통합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아이티센 그룹에 편입되었으며, 그룹 간 시너지를 통한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타넷대우정보는 올 해 초 대우정보시스템에서 이름을 변경했다. 사명 변경은 ‘메타넷’ 브랜드 통합으로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룹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에스넷시스템이 인성정보기술을 인수하기도 했다. 에스넷시스템은 인성정보의 지분 19.24%를 인수, 최대주주가 됨과 동시에 인성정보 산하 계열사인 아이넷뱅크, 인성디지탈, 하이케어넷 등도 에스넷그룹 산하로 편입시키기로 합의했다. 에스넷시스템은 인성정보와의 경영통합을 통해 연매출 약 6천억원 규모의 중견 IT인프라 전문 기업을 이루고 향후 3년내 연매출 1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과 합병을 통해 IT서비스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나섰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그리고 현대오트론은 12월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합병 안건을 결의했다. 현대오토에버 등 3사는 오는 2021년 2월 25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 4월 1일(합병기일, 예정)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새로운 수장 맞아 변화, 디지털 사업 확대=시장 측면에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IT서비스업계에선 디지털 뉴딜의 근간 중 하나인 ‘데이터 댐’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 댐은 민간에 14만여 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데이터 댐의 7대 프로젝트에 투입 되는 투자규모는 올해 약 5000억 원이다. 정부는 디지털 혁신 확산을 위해 데이터 댐과 지능형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등 디지털 뉴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단일 사업 규모면에선 스마트시티 사업이 올 한해 주목받았다. LG CNS는 지난달 8일 총 사업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민간사업자'에 선정됐다. 12월에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모두 조 단위의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IT서비스업체들의 시장 참여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도에도 스마트시티, 스마트산단 등 대형 IT접목 사업이 예고돼 있어 IT서비스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1년에는 새로운 수장 및 조직 아래서의 IT서비스업체들의 전략 구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1월 26일 계열사 인사를 통해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현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를 보임 내정했다. 앞서 7년여 간 롯데정보통신을 이끌어 온 마용득 대표 체제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노준형 대표이사 전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삼성SDS는 12월 2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전자 황성우 사장을 내정했다. 삼성SDS로선 지난 3년여간 회사를 이끌어온 홍원표 대표이사 체제에서 새로운 황성우 신임 대표 체제로 변신이 2021년 한해를 이끄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