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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폴더블...새해 나올 ‘이형’ 스마트폰은?

이안나
갤럭시Z폴드2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갤럭시Z폴드2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 화면 확장·휴대성 유지 위한 새 폼팩터 대량 등장…교체수요·기술력 확보 관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 디자인에서 벗어난 이형(異形) 스마트폰 신제품이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과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 스마트폰 주도권을 잡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폰 대중화를 본격화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15일 기고문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힘쓰겠다"며 라인업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처음 ‘갤럭시폴드’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주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점유율은 88%다. 올해만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플립 5G’, ‘갤럭시Z폴드2’ 등 3종을 출시했다.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3~4가지 폴더블 제품을 출시한다. 기존 갤럭시Z플립·폴드 라인에 보급형 모델을 추가하는 방향이다. 새해 갤럭시Z플립2(가칭)과 갤럭시Z폴드3(가칭)를 포함해 각각 라이트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급형 폴더블폰에 더해 혁신도 지속된다. 갤럭시Z폴드3에는 스타일러스펜(S펜) 탑재를 위해 기존 초박막강화유리(UTG)도 두께를 늘리고 펜 인식 방식 변경과 탑재 방안을 고려 중이다. 화면 밑 카메라를 숨기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가 탑재될지는 미정이지만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에뮬레이터
안드로이드 개발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에뮬레이터
새로운 형태인 롤러블폰은 내년 첫걸음을 뗀다. 선봉은 LG전자다. 현재 LG전자는 'LG롤러블'(가칭)이라는 제품을 준비 중이다. 지난 9월 화면을 돌리는(스위블) 스마트폰 ‘윙’ 공개 행사에서 롤러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달 초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LG 롤러블 스마트폰 규격이 공개되기도 했다. 제품 출시에 앞서 롤러블폰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화면을 펼치기 전엔 6.8인치 크기에 1080x2428 화면비, 펼치면 7.4인치 1600x2428 화면비가 된다. 롤러블폰을 펼치면 앱 화면도 함께 늘어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888이 탑재, 램 16기가바이트(GB), 배터리는 4200밀리암페어시(mAh)로 전해진다. 고사양 제품으로 가격대 역시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외신에선 2359달러(약 256만원)으로 전망했다. 내달 11일 열리는 ‘CES2021’에서 처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 실제 출시는 상반기 중으로 늦어질 수 있다.

내년 폼팩터 경쟁에선 시장에 먼저 안착한 폴더블폰이 더 우세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280만대 수준이었으며 내년에는 2배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샤오미와 오포·비보·구글 등 제조사들도 새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한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내년 새로운 폼팩터 중 99%는 폴더블폰이고 롤러블폰은 LG전자가 출시할 텐데 이마저도 수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롤러블폰 메인 앱들이 나오고 자리를 잡기까진 2023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폴더블폰도 넘어야 할 장벽은 있다. 본격적인 대중화를 맞기 위해 내년 얼마나 많은 폴더블폰을 판매하는지가 관건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람들이 여행 및 야외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폴더블폰의 장점은 화면을 확장하면서도 휴대성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밖에 나가지 않으면 사실상 스마트폰 새 기능들의 필요성이 떨어진다. 당장 스마트폰을 교체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폴더블폰 생산량 목표를 1000만대에서 800만대로 줄였다”며 “폴더블폰 시장이 생각보다는 빨리 성숙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 콘셉트 롤러블폰 '오포X2021'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 콘셉트 롤러블폰 '오포X2021'
롤러블폰은 내년 대중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원년이 된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과 달리 화면에 접히는 곳이 없다. 단 롤러블폰은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선 제품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또 구조상 롤러블폰은 펼쳤을 때 양쪽은 두껍고 중앙은 얇아 디스플레이 사이 뜨는 현상이 생긴다. 이 틈새에 먼지나 방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롤러블폰이 화면 굴곡에 없어 사용성 면에선 폴더블폰보다 더 뛰어날 수 있지만 완성도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전자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판매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과제인 셈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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