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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비생활] ‘집쿡’ 시대 부상한 음식물 처리기, 친환경 제품은?

이안나
사진=롯데하이마트
사진=롯데하이마트

- 싱크대 벗어난 독립형 분쇄건조·미생물 발효 방식 대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오늘은 뭘 먹을지 고민하고 맛있게 식사를 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지만 그 후에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특히 코로나19로 ‘집밥족’이 늘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비중이 잦아지면서 음식물 처리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종량제 봉투에 채우기까지 과정이 사라지고 매일 밖으로 가져다 버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2020년 1월1일~12월23일) 판매한 음식물처리기는 전년 대비 68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이마트가 2019년까지 음식물처리기를 거의 판매하지 않다가 지난해 종류를 크게 확대한 영향도 있다. 그만큼 수요가 높아진 데다 친환경 제품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어떤 제품을 사야 환경 오염을 시키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을까.

◆ 음식물 처리방식 따라 설치·관리 방법 다양=현재 판매되는 음식물처리기는 크게 단순건조·습식분쇄(디스포저)·분쇄건조·미생물발효 4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단순 건조식은 음식물 수분을 고온 처리하거나 공기를 순환시켜 물기와 냄새를 제거한다. 말 그대로 음식물을 건조만 시키기 때문에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투입할 수 있는 음식물 종류에 제한은 없지만 부피 감소량이 적고 다른 방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탈취 성능이 떨어진다.

‘디스포저’라고 불리는 습식분쇄 방식은 싱크대 배수구에 설치해 물과 함께 음식물을 분쇄 처리한다. 설거지하면서 남은 음식물을 배수구로 흘려보내면 모터에 있는 칼날이 잘게 분쇄해 2차 처리기에서 걸러낸다. 1분 이내 빠르게 처리 가능하지만 2차 처리기를 주기적으로 비워야 한다.

분쇄건조는 싱크대 배수구에 설치 않고 독립형으로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칼날이 돌아가며 열과 바람으로 건조시키고 분쇄 해 가루 형태로 만든다. 80% 이상 부피를 줄여주지만 디스포저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처리 시간이 2~5시간 정도로 긴 편이다. 분쇄 중엔 중간 투입이 어렵다.

미생물 발효 방식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고형 음식물을 분해해 90% 이상 소멸시켜 2차 처리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처리결과 흙과 비슷한 거름형태로 남는다. 1~2개월 후 교반통 내부 한계선까지 부산물이 올라왔을 때 일부를 버리거나 텃밭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처리 시간은 24시간 정도로 가장 길다.

◆ 구매 전·후로 불법개조 제품인지 확인=최근 음식물처리기 불법 설치로 환경 오염 이슈가 불거졌다. 해당 되는 제품은 주로 싱크대 배수구에 설치하는 습식분쇄 방식이다. 음식물을 분쇄하고 80% 정도를 2차 처리기에 저장해 별도 비워줘야 하는데 편리함을 위해 이를 불법 개조하는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음식물처리기 구매 전 합법 제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즉 한국물기술인증원에서 발행한 주방용오물분쇄기 인증서와 KC전기용품 안전확인서를 발급받은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분쇄회수방식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80% 이상은 소비자가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회수하는 과정 없이 100% 배출되는 제품은 인증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제품이다. 또 2차 처리기를 제거하거나 2차 처리기 내에 거름망이 없는 제품 역시 인증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제품이다.

이러한 규칙을 어기고 불법으로 제품을 개조해 제품은 판매자뿐 아니라 사용자도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특히 2차 처리기가 있는 제품이어도 설치 시 2차 처리기를 빼고 장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국 소비자원은 “이제 싱크대에서 바로 해결하세요”, “번거로운 뒤처리에서 벗어나세요” 등의 문구가 있는 경우 불법 제품일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했다.

‘주방용오물분쇄기 정보시스템’에 검색해 들어가면 인증유효 제품 현황과 판매금지 제품 현황을 모델명을 보고 확인할 수 있다.
주방용오물분쇄기 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캡쳐
주방용오물분쇄기 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캡쳐
◆ 1일 처리량 1kg이면 충분…·소음·유지비·가격 확인=최근 독립형으로 설치해 주방이나 베란다 등 원하는 곳에 설치하는 분쇄건조·미생물 방식 제품이 증가했다. 습식분쇄형과 비교하면 처리 시간이 길지만 환경오염 이슈가 없기 때문에 환경부 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구매할 수 있다.

습식분쇄는 즉시 처리하기 때문에 용량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2차 처리기 용량이 크면 주기적으로 비우는 기간이 길어지지만 위생을 위해서라면 자주 갈아주는 게 좋다. 다른 제품들은 1회 처리량 혹은 하루 처리량을 언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1일 1킬로그램(kg)을 넘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상황이 아니라면 1회 처리량 1kg 이상 제품이면 충분하다.

음식물을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은 필연적이다. 다만 처리방식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소음 문제가 개선돼 크게 거슬리는 편은 아니다. 습식방식의 경우 모터가 회전하기 때문에 소리가 좀 더 클 수 있지만 사용시간이 짧다. 건조방식 및 미생물 방식 역시 팬이나 교반장치가 돌며 소음 발생하지만 50~60데시벨(dB) 정도면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베란다 등에 두고 사용하면 소음으로 생기는 불편함은 없다. 미생물 방식은 처리 시간이 길어 주로 24시간 전기코드에 꽂아두지만 소비전력이 낮은 편이다.

음식물 처리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0만원 제품에서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유지비용은 단순건조와 분쇄건조방식이 필터·칼날 교체 등으로 다른 제품들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편. 필터는 사용량에 따라 3~6개월 정도씩 바꾸는데 대체로 만원을 넘어간다. 음식물처리기 고가 제품을 한 번에 구입하기 보단 렌털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 이는 안마의자처럼 장기할부 개념인 경우가 많다. 또 품질 및 사후관리(AS) 민원이 잦은 만큼 제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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