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빅3’ 마이크론, 화웨이 제재 속 선방…삼성·SK는?
- 지난해 9~11월 전기대비 ‘하락’ 전년동기대비 ‘상승’…삼성·SK, 같은 흐름 예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해 9~11월 성적표를 공개했다. 통상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실적을 공개해 ‘메모리 풍향계’ 역할을 맡는다.
7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21년 회계 1분기(2020년 9~11월) 매출 57억7300만달러(약 6조3080억원) 영업이익 8억6600만달러(약 9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60억5600만달러)대비 줄고 전년동기(51억4400만달러) 대비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11억5700만달러)대비 감소, 전년동기(5억1800만달러)대비 증가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수요에 힘입어 긍정적인 회계 1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D램 산업의 기반 강화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6~8월보다 실적이 하락한 요인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서버 고객사 재고 축적 등이다. 화웨이는 2020년 9월15일 이후 사실상 반도체 구매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상반기 비대면(언택트) 생활 대응을 위해 메모리 구매에 적극적이던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재고가 쌓이자 하반기에 구매를 줄였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실적이 전년동기보다는 오르겠지만 전기대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지난 2020년 4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1조원과 9조원으로 집계했다고 8일 밝혔다.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로 매출 7조4970억원, 영업이익 8841억원을 제시했다. 예상대로면 양사 모두 전기대비 하락 전년동기대비 상승이다.
마이크론은 2021년 회계 2분기(2020년 12월~2021년 2월) 실적을 매출 58억달러 내외, 8억8200만달러 내외로 전망했다. 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막판을 기점으로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등이 본격화할 것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 서버 고객사의 메모리 구매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론 대만 공장이 지난해 12월 정전과 지진을 겪은 점은 변수다. 이곳은 웨이퍼 기준 월 12만5000장 규모 생산능력(CAPA, 캐파)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론 캐파의 30%, 전 세계 D램 생산량(월 142만장 내외)의 8.8% 수준이다. 전체 물량의 약 10%가 생산 차질을 빚은 만큼 D램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이크론이 빠르게 복구했지만 일부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크론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낸드플래시 신제품 개발 소식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론은 176단 3차원(3D) 낸드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 최초로 176단에 도달했다. 마이크론은 상반기 내 해당 제품의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 달 뒤 SK하이닉스도 176단 낸드 개발을 완료했다고 공개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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