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월 3900원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구글 때문에 더 비싸진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카카오가 월 3900원의 이모티콘 구독상품 ‘이모티콘 플러스’를 출시한 가운데, 향후 구글 인앱결제 영향과 이용료 인상 가능성이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출시한 이모티콘 플러스와 관련해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으로 인한 결제 수단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가 선보인 이모티콘 플러스는 월정액(프로모션가 3900원)을 내고 이모티콘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현재 카카오 자체 결제 시스템인 ‘카카오톡 지갑’을 통해서만 정기 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10월부터 구글 앱마켓 구글플레이의 내부결제 시스템(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시행되면 이모티콘 플러스 역시 카카오톡 지갑이 아닌 인앱결제로 전환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며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의무화를 모든 디지털 콘텐츠와 앱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의 반발을 샀다. 인앱결제에는 30% 수수료 부과가 따르기 때문에 사실상 인앱결제 강제는 곧 수수료 상향과 더불어 소비자 이용료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빗발쳤다. 이에 구글은 국내 시장에 한해 해당 정책 시행 시점을 올해 10월로 연기한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 인앱결제와 수수료 인상이 본격화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도 덩달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단건으로 판매되고 있는 개별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경우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 사업자의 빌링 시스템을 거쳐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월 2500원 이용료에 앱마켓 수수료 30%가 이미 포함돼 있는 셈이다.

현재 이모티콘 플러스는 월 3900원에 첫달 무료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나, 정가는 4900원으로 책정됐다. 단건 구매(2500원)와 비교하면 이모티콘 2개 구매 가격에 못 미치는 비교적 저렴한 이용료료 평가받고 있지만, 추후 구글 수수료 부담이 얹어지면 이용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카카오 이모티콘 누적 구매자 수는 지난해 기준 2400만명, 월평균 이모티콘 사용자 수도 3000만명에 달한다. 이모티콘 플러스의 경우 출시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용량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카카오 이모티콘 인기에 힘입어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구독 모델 특성상 가격 경쟁력은 필수다.

비단 카카오 이모티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앱 서비스 발굴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 트렌드가 구독 경제로 가고 있는 것에 반해,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은 수수료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서비스 모델 출시를 막고 기업들이 수익 모델을 짜는 데 어려움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국회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는 한 차례 미뤄진 상태다. 총 7건으로 발의된 해당 개정안은 독점적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개정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올해 구글의 정책 시행 전 법안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