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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공인인증서는 가라…패스 연말정산 ‘30초면 끝’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이게 끝이야?”

정신을 차려보니 연말정산을 위한 인증 절차가 끝나 있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소득·세액공제 자료 확인 화면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여초. 매년 공인인증서로씨름했던 지난 날들이 무색했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올해부터는 연말정산에 공인인증서가 아닌 민간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10일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됐고, 정부는 민간전자서명 시범사업자를 선정했다. 현재 연말정산이 가능한 민간인증서는 통신3사의 패스(PASS)를 비롯해 삼성패스·KB모바일인증서·NHN페이코·카카오 지갑 등 5개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되지만, 인증서 이용이 처음이라면 패스의 발급 절차에는 휴대폰 본인확인이 없기 때문에 더 빠를 수 있다. 기자는 패스를 통해 인증서 발급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간편 인증까지 직접 이용해봤다.

우선, 앱마켓에서 패스 앱을 내려받고 휴대폰 본인확인을 마쳤다. 인증서 발급 절차는 3단계다. ▲홈 화면 상단에 ‘인증서 관리’를 누르고 ‘PASS 인증서 발급하기’를 선택한 후 ▲약관 동의를 거쳐 ▲6자리 핀(PIN) 번호 입력 또는 생체인증을 하면 끝이다. 미리 인증수단으로 생체인증을 설정해놨더니, 이 모든 과정에 불과 3초가 걸렸다.

다음으로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접속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간편인증 로그인’을 선택한 후 ▲간편인증 화면에서 패스를 선택하고 휴대폰 번호 입력 및 간편인증 이용 동의를 한다. ▲앱에서 인증 메시지를 받아 ‘인증하기’를 누르고 ▲비밀번호(또는 생체인증)를 입력한 뒤 ‘인증 완료’를 클릭하면, 바로 소득·세액공제 자료 확인 화면으로 넘어간다. 여기에 걸린 시간은 단 30초다.

공인인증서 발급 절차와는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빠르고 간편하다. 기존에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때 인증센터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사용자 본인확인, 전화승인 또는 휴대폰 SMS 인증, 계좌번호 및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확인해야 했다. 영어와 특수문자를 이용해 복잡한 10자 이상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도 일이다. 인증서를 저장할 때는 개인용 컴퓨터에 내려받거나 이동식 디스크를 이용하는데, 전자는 외부에서 사용하기 힘들고 후자는 필요할 때마다 늘 들고 다녀야 해 번거로웠다.

더욱이 패스 인증서는 발급 기한이 3년이다. 매년 갱신해야 했던 공인인증서보다 오래 이용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갱신 시기를 놓치면 다시 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재발급받아야 했는데, 이제는 자신의 부주의함을 자책하는 일도 없게 됐다.

보안성도 무시할 수 없다. 패스는 시스템상 휴대폰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명의 인증과 기기 인증을 이중으로 거친다. 이러한 휴대폰 2단계 인증은 국내 전자서명 서비스 중 유일하다. 또 인증서 정보를 쉽게 열어볼 수 없도록 암호화 해 휴대폰 내부 안전영역에 보관하는 화이트박스 암호화 기술을 적용했다.

이러한 이점들로 패스 인증서는 이달 기준 누적 발급 건수 2200만건을 돌파했다.

통신사들은 이번 연말정산 시즌을 계기로 패스 인증서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패스를 통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접속방법 안내 및 추첨으로 아이폰12와 에어팟프로 등 경품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3사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말고도 정부24·국민신문고 등에서도 패스 인증서를 전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공공 분야 외에 대형 금융기관 및 핀테크 업계로도 활용성을 넓히는 중이다. 동양생명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에서 보험 가입문서 간편 조회 시 패스 인증서를 활용 중이며,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최초로 전자투표 시스템 간소화를 위해 PASS 인증서를 도입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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