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삼성 반도체, 수요는 좋았지만…작년 4분기, 가격·달러↓ 발목

김도현
- 2021년 1분기, 달러 약세 및 초기 투자 비용으로 실적 하락 예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긍정적 수요에도 달콤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환율 영향, 메모리 가격 하락세 등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1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 내 서버 고객사 구매 재개,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 상승세 등은 기대 요소다.

28일 삼성전자는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반도체 부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 하락, 전년동기대비 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1% 감소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액 72조8600억원 영업이익 18조8100억원이다. 각각 전년대비 12%, 34% 늘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마케팅팀 한진만 전무는 “3분기부터 회복된 모바일 시장과 데이터센터, PC 등 수요가 양호했지만 급격한 달러 약세와 신규 팹 초기 투자 비용 영향으로 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D램 10%대, 낸드플래시는 한 자릿수 후반이었으나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 한 자릿수 후반 감소, 낸드 10% 초반 하락이었다.

올해도 환영향, 코로나19 재확산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확대, 데이터센터 업체의 재고 조정 마무리 등을 언급하면서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본 이유다.

메모리는 투자를 이어간다. 현재 국내 평택, 중국 시안 등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 전환도 동반된다.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6세대 V낸드 비중을 늘린다. 올해는 극자외선(EUV) 공정이 적용된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7세대 V낸드가 본격 생산된다.

미국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이케이 메탈게이트(High-K Metal Gate), EUV 등을 앞세워 기술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메모리와 비슷한 흐름이다.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중국 업체와의 거래 확대 등으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증가했지만 달러 약세에 울었다.

5나노 기반 신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100’ 등장은 호재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AP를 퀄컴이 전담하면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 바 있다. 갤럭시S21 시리즈에는 투입을 재개하면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올해는 5G 기반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등 공급 확대로 사업부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파운드리는 재차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전반이 호황인 가운데 삼성전자도 수혜를 입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한승훈 전무는 “고성능컴퓨팅(HPC) 등 주요 고객사의 물량 확대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이익은 달러 약세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신공정 개발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5나노 2세대와 4나노 1세대 개발을 완료했다. 자체 생태계 구축도 지속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이슈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EUV 기반 7나노 이하 선단공정 비중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액(CAPEX)은 32조9000억원이다. 메모리 선단공정 전환과 증설 투자로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는 더 많은 금액이 투입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집중된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으며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인텔의 아웃소싱 확대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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