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가 다시 손을 잡는다. 폐배터리 사업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이후 첫 왕래다. 향후 양극재 등 소재 분야에서도 거래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에코프로와 폐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4년간으로 약 2000억~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및 폴란드 공장의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새어 나오는 원료(스크랩), 불량품, 방전된 배터리 등이 재활용 대상이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등을 추출해 다시 배터리 생산에 투입할 수 있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 지주사다. ▲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 ▲에코프로에이피(고순도 산소·질소)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에코프로지이엠(전구체)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양극재 소재부터 리사이클 사업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실천 중이다.
이번 사업은 의미가 있다. 과거 에코프로는 LG에너지솔루션에 전구체 등을 공급한 바 있다. 당시 일본 업체의 저가 공세로 두 회사의 거래가 끊기게 됐다. 폐배터리를 계기로 오랜만에 동행하는 만큼 추가 협업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재 협력사는 일본 니치아, 벨기에 유미코아,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등이다. 여기에 에코프로비엠의 합류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국내 양극재 시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이들 업체의 전용 공장을 만들 정도로 관계가 깊다. 이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되면 기존 고객사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에코프로 그룹 내 다른 업체와의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다. 전구체, 수산화리튬 등 원료가 대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사 간 동맹이 단순히 폐배터리에서 끝날지 확장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사업을 통해 거래를 다시 텄다는 점은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