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KBS 사장 국민이 뽑자”…여야 엇갈린 셈법

채수웅
- 더불어민주당, 국민 100명이 공영방송 이사·사장 추천
- 국민의힘, KBS 이사 11명서 13명으로 늘리고 7:6으로 개편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공영방송 KBS 사장, 이사를 국민추천제도로 임명하는 방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여권에서는 KBS 사장, 이사 등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보수 야권에서는 새로운 정치권력화를 만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여야간 공수교대가 전환되며 KBS 조직구조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24일 방송지배구조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과 천영식 펜앤드마이크 대표,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 황근 선문대 교수가 참석해 입장을 피력했다. 이 중 김동준 소장을 제외한 3명은 KBS 이사 출신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된 사안은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선임 방식의 개편이다. 이와 관련 여야에서 다수의 관련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여권에서는 국민이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현재 구조에서 야당 추천 비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00명의 이사 후보 추천 국민위원회를 통한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임명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개선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반면, 박성중, 허은아 의원(국민의 힘)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KBS 이사를 11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여당과 나머지 교섭단체가 각각 7명, 6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청회는 과방위원들이 출석한 3명의 진술인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을 통해 여야 위원들간 정치적 견해가 확연하게 엇갈리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야 모두 공영방송의 독립성, 정치적 영향력 최소화를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셈법도, 해결방식도 다른 상황이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지배구조의 핵심은 공영방송에대한 정치적 영향력, 이것을가급적 배제하거나 차단하는데 있다"며 "현재의 구조는 공영방송 독립성이나 공정성 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여권서 추진 중인 국민참여제도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이 국민의 방송이라는 원칙, 여기에는 이론이 없을것 같다"며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사선임이나 사장 선임 구조에 있어서 국민참여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도 국민참여 확대에 공감했다. 그는 "공영방송을 살려야 한다면 그 전제조건은 국민이 공영방송을 지지하게끔 해야 한다"며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은 제도적 측면에서는 결국 거버넌스 문제를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 교수는 "국민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결격사유 등을 보완하고 좀더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며 "100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여러 논의를 거쳐 보완하고, 공영방송 시스템 전체에 대한 그림도 같이 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정파적 방송은 내려놓을 때가 됐고 잡아봐야 큰 소득도 없을 것"이라며 "거버넌스 개편이 KBS나 정치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일단 기득권을 내려놓는 쪽으로 논의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황근 교수와 천영식 대표는 국민참여 이사추천위원회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드러냈다.

천영식 대표는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일이 사장을 뽑는 일인데 이사추천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자는 것은 이사회 일을 전면 부정하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며 "이사를 잘 뽑기 어려웠으니 추천위를 둔다고 하면 추천위는 무슨수로 잘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 대표는 "권력형 시민단체의 장악이 우려된다"며 "국민의 이름으로 개입해서 또 다른 정치판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여야 7:6 구조가 될 경우 승자독식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를 통한 사장 선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황근 교수도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하는데 상설위원회를 3년간 100명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일이냐"며 "여기에 방송사들이 조직 이기주의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데 내부 구성원도 넣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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