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메모리 2강’ 굳힌다…EUV 장비 대거 확보

김도현
- ASML과 5년간 4조7500억원 규모 계약 체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공정 핵심장비를 확보했다.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벌려 삼성전자와 메모리 양강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다.

25일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까지 네덜란드 ASML로부터 EUV 노광장비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금액 규모는 4조7500억원이다. 1대당 2000억원 내외인 점과 설치비 등을 고려하면 10~20대를 확보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공정 양산 대응을 위한 EUV 장비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UV는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로 꼽힌다. 13.5나노미터(nm)의 짧은 파장 덕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하다. 노광 공정 횟수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수탁생산(파운드리) 라인에서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갈수록 선폭이 줄어드는 D램에도 EUV를 적용하기로 했다. 화성 EUV 전용라인 ‘V1’, 평택 2공장 파운드리 라인 등에서 EUV 기반 D램이 만들어진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동참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 이달 준공한 이천 M16에 EUV 장비를 투입했다. 국내 두 업체는 4세대 10나노급(1a) D램부터 EUV 도입을 본격화한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에 이번 거래는 긍정적이다. EUV 장비를 독점하는 ASML은 지난해 30대, 올해 40대 내외를 생산한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삼성전자와 TSMC도 매년 장비 쟁탈전을 벌일 정도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자기 몫을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와 달리 D램에만 EUV를 활용함에도 두 자릿수 장비를 확보한 만큼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1차 인수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양사는 10조3100억원 규모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말 8조192억원, 2025년 3월 2조2912억원을 순차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D램 대비 약세였던 낸드 분야를 강화하는 목적이다.

단숨에 낸드 점유율 2위 자리를 노려보게 됐고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술력을 가져와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D램과 낸드를 양 날개로 삼아 ‘퀀텀점프’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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