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무너지는 中 반도체…美, '최후의 일격' 가하나

김도현
- 중국 반도체 업계, 글로벌 장비 업체와 거래 끊길 위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악재가 겹친 중국에 마지막 한 방을 날리겠다는 의도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위원회는 자국 의회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제조 기술 관련 제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기술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자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이용해 개발‧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중국 최대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SMIC는 미국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를 받지 못하고 이들과 거래가 중단됐다.

기존 제재로 화웨이와 SMIC 등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의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TEL)·니콘·캐논 등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강화의 골자다.

추가 제재가 현실화되면 중국 반도체 업계는 핵심장비 구매경로가 전면 차단된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장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만 TSMC 등도 같은 처지에 놓이면 반도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수준이다. 사실상 중국의 숨통을 끊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제재를 제외하더라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한홍신반도체제조(HSMC)는 전 임직원에 퇴사를 요구하면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HSMC는 7나노미터(nm) 이하 반도체를 제조하겠다는 명목으로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22조원 내외 투자금을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TSMC 등만 가능한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의지였다. TSMC 임직원을 다수 영입하며 선단 공정 구축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기극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공동 창업자들은 반도체에 무지했고 사업 계획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대규모 투자는 결과적으로 대실패로 끝났다. 칭화유니그룹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청두거신·난징더커마·화이안더화이 등 거액 프로젝트 무산도 부정적 이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반도체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첨단 공정 개발 난항과 자금난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미국 제재 강화까지 이뤄진다면 더 힘들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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