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마트 스피커 '홈팟' 단종 수순...왜?
- 고가 제품 통한 수익 창출보다 대량 판매로 생태계 구축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천하의 애플도 ‘고가’라는 이유로 판매량이 신통치 않아 단종하는 제품이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급부상한 스마트 스피커일지라도 말이다.
13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처음 출시했던 1세대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단종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판매가 중단됐고 애플 온라인 스토어와 리테일 스토어·공인 리셀러를 통해 재고 소진 시까지만 판매한다. 후속 모델 계획도 없다.
애플은 “1세대 홈팟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애플케어 지원은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가을 출시한 홈팟 미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1세대 홈팟은 5년 이상 개발을 거쳐 지난 2018년 349달러(약 40만원)에 출시됐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에게 AI 비서 시리 및 홈킷에 대한 허브 역할로 등장했다. 특히 빔포밍 마이크와 적응형 오디오, 에코 제거 시스템 등 최첨단 오디오 기술을 특징으로 담았다. 홈팟은 출시 직후 미국에서 반짝 인기를 얻긴 했지만 금새 한계를 보이며 대중화에 실패했다.
홈팟 구매자가 애플 기기 사용자에 국한된다는 점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가격이었다. 이후 애플은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도 299달러로 한 차례 낮췄지만 제품은 여전히 높은 가격대에 속했다. 구글 역시 지난 2017년 399달러로 출시했던 ‘구글 홈 맥스’를 지난해 말 단종했다. 구글이 작년 10월 출시한 신형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 오디오’는 99.99달러다.
물론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300달러대 음향 스피커는 크게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다. 그러나 애플 홈팟이 첨단 오디오 기술을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다가갔다. 이는 사용자들이 음향 스피커와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마트 스피커는 기기와의 연동성을 중심으로 음성명령을 통해 날씨·일정·음악 등 정보를 제공받으려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음향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고 빠른 정보 제공이 우선순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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