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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늘자 이번엔 '환기시스템' 관심↑...공기청정기 위협하나

이안나


- 창문 열지 않고도 깨끗한 외부 공기 유입…인지도 높이기 관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봄철 미세먼지·황사가 심해지면서 가정용 환기 시스템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재택근무 등이 늘며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이 중요해졌지만 미세먼지로 창문을 열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에 창문을 열지 않고 환기할 수 있는 환기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기 시스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기업간거래(B2B) 제품이 치우쳤던 환기 시스템이 소비자용(B2C) 제품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국내 환기시스템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약 20만대 정도로 1500억원 규모다.

아직까지 환기 시스템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엔 의무사항으로 환기 시스템을 설치하지만 거주하는 집에 환기시스템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집안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들은 이를 블루오션으로 판단, 소비자용 모델도 속속들이 출시 중이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환기시설 의무 사용 기준을 기존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서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장한 점도 시장이 급성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B2B 시장 비중이 높긴 하겠지만 소비자 브랜드 선호도가 시장을 끌고 갈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설치제품임에도 B2C 시장 인지도가 중요하다”며 “회사마다 각자 영역에서 구동 방식이 다른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다 보면 소비자 선택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용 환기 시스템은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 보일러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과거부터 환기 시스템을 연구해왔지만 미세먼지 정화 기능을 더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이외 창호업체인 LG하우시스와 중소 가전업체들도 청정 환기시스템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청정 환기시스템 출시한 경동나비엔은 이달 집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주방에 특화된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를 출시했다. 센서를 통해 요리를 시작하거나 끝냈을 때 자동으로 후드가 작동해 초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귀뚜라미도 지난해 5월 공기정화와 환기를 동시 구현하는 ‘귀뚜라미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LG하우시스가 지난 1월 선보인 ‘LG지인 환기시스템’은 거실이나 침실 등 외부 공기를 접하는 창호와 결합해 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창호 교체 시 함께 시공해 큰 부담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기 시스템 시장이 커지면서 잠재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제품은 공기청정기다. 두 제품은 작동 방식과 목적이 다르지만 환기 시스템이 공기청정 역할까지 일부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정화 목적으로 빠른 시간 내 공기를 필터로 거른 후 이를 순환시키는데 집중한다. 공기청정기 작동과는 별개로 환기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반면 환기 시스템은 기존 공기청정 제품들과는 다르게 오염된 실내 공기를 필터를 거친 외부 공기로 바꿔준다. 실내 미세먼지 제거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동시에 환기 시 배출되는 실내 공기와 유입되는 실외 공기 열에너지를 교환해 냉·난방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전열교환기를 적용했다. 추운 날씨에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자연 환기 방식보다 실내 온도를 지키는데 효과적이다. 공기청정기처럼 각 방마다 설치할 필요도 없다. 다만 공기청정기보다 공기정화 시간이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기 시스템이 많이 알려지고 대중화되면 공기청정기가 환기 시스템의 보완재로 쓰이거나 혹은 집안에 공기청정기를 들여놓을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헸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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