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부품 업계에 긍정적 신호가 켜졌다. 반도체에 이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슈퍼사이클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또는 그 이상의 초호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부터 MLCC 가격 인상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MLCC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한 영향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하는 댐 역할을 한다.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도 막아준다. 전자제품에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MLCC는 각각 800~1000개, 1만3000개 내외다.
작년 하반기부터 고객사의 주문량이 대폭 늘면서 MLCC 제조사들은 납품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시발점은 야교 등 대만 업체들이다. 대만의 경우 범용 MLCC가 메인이어서 가격 변화가 잦다. 반도체 현물가격 변동 폭이 큰 것과 같은 원리다. 고객 맞춤형 MLCC를 주력으로 하는 일본 무라타·TDK, 국내 삼성전기 등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018년 호황기 때 MLCC 가격이 확 올랐다가 2019년에 많이 떨어졌다. 최근 들어 다시 2018년 수준으로 올라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주요 업체들은 2분기에 MLCC 단가를 10~20% 올릴 전망이다. 가격 오름세에도 기존 제품 대비 MLCC가 더 필요한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전기차 등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MLCC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MLCC 시장 1~2위 무라타와 삼성전기는 수요 대응을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무라타는 지난해 2000억엔(약 2조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설비투자를 지속한다.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 신공장의 설비 세트업을 마치고 시험생산을 진행 중이다. 이곳은 전장용 MLCC 위주다. 양산 시점을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3~5위권인 다이요유덴과 TDK, 아교 등도 증설 작업을 하고 있거나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IT 기기와 전기차 시장이 동반 성장하면서 MLCC가 필요한 곳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MLCC 업계의 역대급 성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