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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저가 알뜰폰 요금제 봇물…가격 경쟁력은 ‘아직’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만원 이하를 비롯해 다양한 5세대(5G) 이동전화 요금제가 알뜰폰을 통해 출시된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가 중고가 중심으로 요금제를 운영해왔지만 알뜰폰을 통해 보다 다양한 요금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저가 상품의 경우 LTE와 비교해 서비스 제공량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 이통사가 무약정 요금제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요금제가 겹치는 구간의 경우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통사들이 제공하지 않고 있는 요금 구간들이 존재하지만 초고속, 초저지연, 대용량 특징을 가진 5G 네트워크 특성을 제대로 발휘하기에는 데이터 제공량인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인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월 5G를 도매제공의무서비스로 지정, 알뜰폰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가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110GB 이상의 5G 요금제를 소매요금 대비 60~63% 대가 수준으로 도매제공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알뜰폰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설계한 5만원 이하대의 다양한 5G 요금제가 출시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세종텔레콤, 스마텔, 큰사람, 프리텔레콤 등 10여개 알뜰폰 사업자들은 다양한 구간의 5G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세종텔레콤의 경우 495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1.5GB, 음성 50분, 문자 50건 상품을 비롯해 9900원, 2만2000원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 국민은행도 데이터 5GB, 12GB, 30GB 구간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 음성통화량은 300분, 문자는 100건을 제공한다. 30GB 상품의 경우 4만4000원이고 최대 할인시 3만9000원이다. 이밖에 스마텔, 큰사람, 프리텔레콤, 한국케이블텔레콤 등도 10GB 이하 요금상품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큰사람이 내놓은 9GB 요금제(음성 300분, 문자 50건)의 경우 2만9700원이지만 10GB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슬림요금제의 경우 5만5000원이다. 물로, SKT 요금제가 데이터가 1GB 많고 음성,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지만 요금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다.

또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1만원 이하대 상품과 2만원대, 4만원대 등 이통사가 제공하지 않는 요금상품도 선보였다. 다만 이들 저가 상품은 제공된 데이터를 소진시 추가적인 제한속도(QoS)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소량 데이터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또한 이와 별개로 과기정통부는 데이터를 다 소진했을시 속도제한(QoS)을 제공하는 이통사의 12GB~150GB 구간 요금제 상품을 알뜰폰에게 2분기내에 신규 도매제공하고, 도매대가는 63% 이하로 설정해 이통사보다 30%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SK텔레콤의 데이터 10GB에 음성·음성 무제한, QoS 1Mbps 제공상품 가격이 5만5000원이지만 도매대가 60%를 적용하면 알뜰폰의 경우 3만3000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110GB 상품도 이통사가 6만9000원인데 반해 알뜰폰은 4만원 중반대로 낮출 수 있다. 상반기내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선보이는 5G 알뜰폰 요금제가 폭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선택의 폭은 넓혔지만 저가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제공량을 감안할 때 LTE 대신 굳이 5G를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LTE 요금제의 경우 2만원대면 데이터와 음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도매대가를 감안할때 5G 요금제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물론 속도는 빠르지만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에겐 큰 의미가 없다.

중량구간도 마찬가지다. 알뜰폰 요금제가 경쟁력이 있지만 이통사들의 언택트 요금제와 비교하면 차이가 좁혀진다. 데이터 200GB 제공 상품의 경우 알뜰폰 예상요금은 5만원 수준으로 이통사 요금제 7만5000원에 비해 경쟁력이 있지만 언택트 요금제 5만2000원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이통사 브랜드 가치와 멤버십 혜택을 감안하면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하지만 LTE도 수년간 꾸준히 도매대가가 인하되면서 현재의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5G 요금제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남철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주력 서비스가 LTE인 것은 맞지만 이용패턴이 5G로 전환하고 있고 그 흐름에 맞춰 알뜰폰 사업자들도 5G로 영역을 넓혀갈 필요성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이번 요금제가 출시가 되는 것"이라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알뜰폰에서 다양한 5G 요금제가 나오는 첫 걸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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