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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감성 찾는 MZ세대…즉석카메라의 귀환

이안나


- 아날로그 감성 관심↑…즉석카메라 판매량, 전년대비 성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사진은 ‘찍고 저장’하는 개념이 더 익숙하다. 사진을 인화해 실물로 간직하는 건 생소할뿐더러 불편한 과정이다. 그런데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을 원하는 MZ세대들은 이러한 경험을 주목한다. 약 10년 전 전성기를 겪던 즉석카메라가 다시 부흥하는 이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즉석카메라 인기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국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즉석카메라를 판매하기 시작해 2010년까지 누적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장으로 전체적인 카메라 시장이 주춤한 후 즉석카메라 인기도 시들해졌다.

하지만 최근 1~2년 젊은층 중심으로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회사는 지난해 즉석카메라 브랜드 ‘인스탁스’ 매출이 전년대비 약 30% 늘었다고 전했다. ‘인스탁스 미니11’ 판매량은 출시 한달 반 만에 7000대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는 전년동기대비 100% 이상 성장했다.

매년 신제품을 출시해온 인스탁스가 실상 독보적이었던 시장에 최근 경쟁사들도 참여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은 ‘인스픽’ 시리즈를 2018년부터 매년 1종씩 출시했다.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1.8% 성장했다. 필름으로 경쟁하던 코닥도 ‘미니샷’ 마케팅에 한창이다.

즉석카메라는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여러 불편함이 존재한다. 사진의 정확한 구도·색감 등을 출력 전까지 확인할 수 없다. 똑같은 사진을 여러장 출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물론 포토프린터나 셀피 기능을 추가해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도 하지만 즉석카메라 자체 아날로그 감성과 희소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즉석카메라를 마케팅하는 방식도 다른 카메라들과는 조금 다르다. 일반 카메라 신제품을 출시할 때 강조하는 지점은 더 높아진 화소 수나 편리한 촬영 기능 등 객관적인 제품 사양이다.

반면 즉석카메라는 레트로한 제품 디자인이나 꾸미기 용도로 내세운다. MZ세대가 겪어보지 않은 과거를 요즘 방식으로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아날로그 체험이다. 이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선 제품 사양보다 일상생활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다는 식의 감성적 접근이 더 중요하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이전까지 다양한 연령대나 취향을 고려해 특정 수요층을 겨냥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MZ세대에게만 완전히 집중하며 타깃을 세밀화했다”며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하기 카메라 스트랩·다이어리 꾸미기, 포토북 만들기 등 문화적 활동 측면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작년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즉석카메라·포토프린터 판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필름카메라의 경우 작동 방법을 익히는데 시간이 소요 되는 반면 즉석카메라는 작동이 쉽고 가격 장벽 또한 높지 않다.

즉석카메라·포토프린트 업체들은 향후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기 사용 시 필요한 필름 판매량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석카메라 필름은 크기·종류별로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1장당 1000원꼴로 10년 전과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감성은 잠깐의 유행이라기보다 Z세대 일부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이 때문에 금방 사그러들기보다 이들의 취향이 더 확고해지고 깊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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